"외모 평범한 펀드매니저한테 돈 맡겨라"…논란 부른 中논문

입력 2023-10-16 09:05   수정 2023-10-16 09:06

중국에서 펀드매니저(운용역)의 매력도와 투자 성과 간 관계를 규명한 연구 결과가 나와 현지 온라인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중국 베이징 소재 상하이고급금융학원(Shanghai Advanced Institute of Finance·SAIF)의 연구진은 최근 국제 사회과학 분야 논문 제공서비스인 SSRN에 '펀드매니저들의 매력도와 펀드 성과'(Managers' Attractiveness and Fund Performance)라는 제목의 논문을 올렸다.

연구진은 최신 딥러닝 모델을 활용해 운용역 1667명의 외모 매력을 정량화한 뒤 이들 포트폴리오 성과와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평범한 외모의 운용역이 굴리는 펀드가 연간 2%포인트 더 나은 성과를 보인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진은 "평범한 운용역들의 펀드를 사고 매력적인 운용역들의 펀드는 매도함으로써 지속적으로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평범한 외모의 운용역들이 종목 선별과 시장 타이밍 능력이 더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남들보다 두드러진 외모를 가진 운용역들의 경우 업무에 노력을 덜 기울이는 데다, 상대적으로 자기 과신이 강해 시장 분석 시 낙관하는 경우가 많다고도 연구진은 설명했다. 또 연구진은 이들이 이미 기대치를 반영한 종목들 위주로만 현장 방문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업무 효율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짚었다.

다만 자금 유입만 놓고 봤을 때는 매력적인 운용역들의 성과가 낮은데도 불구하고 이들이 굴리는 펀드에 더 많은 뭉칫돈이 몰렸다. 연구진은 펀드 정보와 함께 운용역 사진을 함께 표시한 경우 이런 결과가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매력적인 운용역들은 협상력이 상대적으로 높아 승진 확률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 사업장이 작을수록 자신의 외모를 무기로 활용하기 더 용이한 만큼 중소규모 기업으로 이직할 가능성도 더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햇다.

상하이데일리와 상하이리스트 등 복수의 현지 매체들은 논문 결과가 발표되자 일제히 보도했고, 이에 금융투자 시장에선 찬반 논란이 거셌다.

일부는 연구 결과가 흥미롭고 설득력있다고 말했지만 대부분은 비판적이었다. 중국 증권가 한 운용역 "이 연구 결과를 읽고 순간자신감을 느꼈지만 그것도 잠시, 내가 슬퍼해야 할지 기뻐해야 할지 애매했다"고 밝혔다.

한 공적자금 전문가는 "이런 논문이 발표됐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 운용역 개인들에겐 가혹하고 공격적인 결과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학술연구라기보단 (세간의 관심을 끌기 위한) 가십에 가깝다고 봐야할 것"이라며 "정말 수익에 관심있다면 그들의 자산평가 스타일에 주목해야지 외모를 수익과 연관시키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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