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교육을 받은 20세기 사람인 우리가 21세기 젊은이들에게 22세기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까” 자문해본다. 오늘날 대학에서 배운 전공 지식을 토대로 10~20년 사회생활을 한다는 것은 이미 불가능한 시대다. 자기가 전공한 지식과 지금까지 쌓은 전문분야, 사회 조직에서 맡은 전문업무를 토대로 관련 분야의 지식을 융합하고,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노력이 평생 과제가 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물론 자기 지식과 정보가 최고라는 생각에 안주할 수도 있지만 그럴 경우, 분명 지속가능한 인재가 되지 못하고 중간에 도태돼 버릴 수밖에 없다. 지식 정보화가 극도로 네트워크화된 오늘날 다양한 플랫폼과 인공지능(AI) 지식체계를 활용한다면 기존 대학에서 학습해온 소위 ‘형식적 지식’은 굳이 전문기관에 의지하지 않아도 충분히 확보 가능한 시대이기도 하다.
복잡 다양하게 얽혀 있는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관련 전문지식을 융합하고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이른바 내재화된 지식과 창의성을 토대로 스스로 ‘문제 정의’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누군가 정의해 놓은 문제의 해답을 강구하는 것은 후진사회의 문제 해결 방식이 됐다. 지금까지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자신만의 대안을 모색하는 사회가 바로 선진사회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순한 지식의 융합뿐 아니라 사람, 조직, 지역사회의 융합도 절실하다. 정부는 부처 이기주의에 협업하기 어려운 현실이고, 정치는 상대를 인정하지 않은 채 그저 정적의 대상으로만 여긴다. 융합은커녕 타협과 협상 부재한다. 지역사회는 제로섬 게임에 의해 누가 파이를 더 많이 차지할 것인가 하는 일념뿐이다. 한국 사회의 소위 일류대학을 나온 학생은 어쭙잖은 선민의식에 의해 그들만의 리그를 만든다. 자기 외에 타인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회에서 어떻게 융합과 통섭에 기초한 새로운 지식을 창출할 것인가. “성을 짓는 자는 망하고 길을 만드는 자는 흥할 것이다”라는 돌궐제국 시대 명장 톤유쿡(暾欲谷)의 말을 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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