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광명시 광명1동에 분양한 '트리우스 광명'(광명2구역)이 1순위 청약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평균 경쟁률이 한 자릿수를 기록했고 대부분의 타입은 1순위 마감도 실패했다. 12억원에 육박하는 가격이 예비 청약자들에게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광명에서 지난해부터 연이은 분양으로 청약 수요가 크게 줄었다는 점도 한몫했단 분석이다.
1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1순위 청약을 진행한 트리우스 광명은 517가구 모집에 2444명이 청약해 평균 경쟁률 4.72대 1을 기록했다. 전용 59㎡A와 전용 59㎡B, 전용 84㎡A를 제외한 5개 타입은 1순위 마감에 실패하면서 이날 2순위 청약에 나선다.
앞서 진행한 특별공급에서 이미 예견됐던 결과다. 지난 16일 진행한 특공에선 320가구 모집에 695명만 청약에 나서면서 2.2대 1의 평균 경쟁률이 나왔다. 여기서 미달한 타입이 1순위로 넘어왔다. 특별공급은 일반공급보다 상대적으로 조건이 더 까다롭고 단 한 번만 청약 통장을 쓸 수 있어 예비 청약자들이 더 심사숙고한다. 때문에 특공 결과로 일반공급 결과를 어느정도 가늠할 수 있다.
불과 두 달만에 분위기가 꺾였다. 지난 8월 분양한 광명2동 '광명 센트럴 아이파크'는 228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에 4629명이 몰리면서 20.3대 1의 경쟁률이 나왔다, 특공도 197가구 모집에 1386명이 청약해 7.03대 1을 기록했다. 직전보다 1순위 청약 경쟁률이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분양가가 청약 결과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 단지 분양가(최고가 기준)은 전용 59㎡ 8억9700만원, 전용 84㎡ 11억8600만원이었다. 3.3㎡당 평균 3270만원이었다. 앞서 분양한 광명 센트럴 아이파크 전용 84㎡ 12억7200만원보다 1억원가량 낮았지만 금리 등 시장 분위기가 바뀐 탓에 예비 청약자들이 청약을 포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분양시장 한 전문가는 "하반기 들어 집값 반등세가 잦아들었고 추석 연휴 이후엔 시장을 지켜보자는 심리도 커졌다"면서 "최근 금리가 다시 가파르게 오르면서 광명임에도 12억원에 육박하는 가격이 청약 성적에 영향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명시 인구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부터 광명 일대에 분양이 이어지면서 청약 수요가 줄어들었다는 점도 청약 성적에 악영향을 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광명시 인구는 28만129명이다. 2013년엔 35만3100명이었는데 10년 만에 7만명이 넘게 줄었다.
지난해 12월에만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 '호반써밋 그랜드 에비뉴' 등 2개 단지가 올해엔 '광명자이더샵포레나', '광명센트럴아이파크', '트리우스 광명' 등 3개 단지가 분양하면서 청약 수요가 줄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지난해부터 광명에 분양이 계속되면서 피로감이 누적된 게 사실"이라면서 "청약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시장 분위기까지 바뀐 게 청약 성적을 판가름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광명은 '준서울'이라는 입지적 강점이 있다. 서울 구로구와 금천구가 맞닿아 있다. 서울 지하철 1호선 개봉역과 구일역을 이용하면 시청, 종로, 광화문 등 서울 중심업무지구(CBD)로 이동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트리우스 광명 역시 완판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 다른 분양시장 전문가는 "광명은 '준서울'로 통하는 곳이기 때문에 경기권에서도 수요자들의 주목을 받는 지역"이라면서 "광명동과 철산동을 중심으로 재개발과 재건축을 통해 인프라가 개선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론 이 단지 역시 완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광명뉴타운은 광명동 일대 약 114만㎡ 주택가를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경기권 뉴타운 중 최대규모다. 사업이 마무리되면 11개 구역에 약 2만5000여가구 아파트가 들어선다. 인근 철산동에 있는 주공 아파트 재건축까지 마무리된다면 일대에 약 3만5000여가구의 새 아파트가 지어진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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