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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이 미국이 17일(현지시간) 발표한 대중 반도체 추가 수출 규제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중국 매출을 감소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17일 ASML은 성명을 내고 “이번 수출 통제는 첨단 반도체 제조와 관련된 중국의 일부 팹(공장)들에 제한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우리 매출의 지역적 분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ASML은 “그러나 이번 조치가 올해 재무 전망과 2025년 및 2030년 장기 전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즉 이번 추가 수출 규제 조치가 ASML의 중국 매출에는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치겠으나, 전체 판매량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중국은 ASML에서 매출 기준 대만과 한국 다음으로 큰 시장이다. ASML은 “규제의 잠재적인 영향을 신중하게 평가해야 한다”면서 “규제의 적용 범위에 대해 미 당국에 추가적인 설명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상무부는 이날 강화된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 규제를 발표했다. 고성능 반도체 칩 통제 규정을 강화하고, 중국이 미국을 우회해 첨단 반도체 장비를 수입할 수 있는 경로를 원천 차단하는 내용이 골자다.
미 상무부는 이번 규제에서 저사양 반도체칩의 수출을 막기 위해 ‘통신 능력’을 기준에서 빼고 ‘성능 밀도(단위 크기당 성능)’를 넣었다. 지난해 미국이 발표한 대중 반도체 수출규제 이후 엔비디아 등이 성능은 좋지만 통신 능력이 떨어지는 반도체 칩 A800과 H800 등을 제작한 점을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다. 수출 통제 대상도 기존 중국에 있는 기업에서 중국 본사의 해외 사업체와 미국이 자국 무기 판매를 금지한 21개국으로 대폭 확대했다.
미 상무부는 수출 통제 대상이 되는 반도체 제조 장비 유형도 추가해 반도체 제조 장비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했다. ASML이 일부 심자외선(DUV) 노광장비를 여전히 중국에 수출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번 규제는 30일 후 발효될 예정이다.
ASML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EUV 노광장비는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한 필수 장비다. 2019년 네덜란드 정부가 EUV 중국 수출을 제한했고, 지난 1월 네덜란드 정부가 미국 정부와 협의하면서 수출 제한은 DUV 노광장비로 확대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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