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 19일 08:1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항공사 에어프레미아가 최대 1500억원 규모로 유상증자에 나선다. 뉴욕과 프랑크푸르트 등 장거리 노선 항공기를 추가로 도입하기 위해서다. 대주주는 증자 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신규 인수금융(담보대출)을 추진하고 있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어프레미아가 최대 1500억원 규모로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이르면 다음달 이사회를 열어 유상증자 계획을 최종 결의할 예정이다.
최대주주인 AP홀딩스와 JC파트너스(AP-JC 컨소시엄)는 지분율만큼 증자에 참여해 최대 1000억원을 투입한다. 기타주주의 유증 실권을 가정했을 때 보유지분은 기존 60.54%에서 최대 74.5%까지 오르게 된다. 나머지 39.46%는 박봉철(13.43%), 서울리거계열(7.79%) 등이 보유하고 있다.
AP-JC 컨소시엄은 지난 6월 말 에어프레미아의 새 대주주로 올라섰다. 기존에 9%를 보유했던 주주 AP홀딩스가 대주주인 JC파트너스 주식 일부를 인수하면서 총 30.4%를 확보하게 됐다. 총 566억원을 들였다. AP홀딩스는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과 문보국 대표가 보유한 SPC다. AP홀딩스와 JC파트너스는 에어프레미아 경영권을 공동 행사하기로 했다.
유증 자금은 신규 인수금융으로 조달한다. 인수금융 규모는 1300억원이 목표다. 이 경우 선순위(트랜치A) 텀 론 1060억원, 중순위(트랜치B) 한도대출 240억원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한도대출은 텀 론 이자를 지급하기 위한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 격이다. 대출 만기는 3년으로 에어프레미아 경영권 지분을 담보로 잡았다. 증자 후 지분율 최대 74.5%를 가정했을 때 지분가치 대비 담보비율(LTV)은 30%대에 육박한다.
신영증권과 다올투자증권의 주선 아래 인수금융 대주단 구성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IR에 돌입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간 합병 시 운수권 배분이 필요한 유럽 노선을 추가 배분받을 가능성이 높아 기관들의 관심도도 높은 분위기다. 에어프레미아는 지난해 4월 국적항공사(FSC)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장거리 노선을 배분받았다.
회사는 증자로 유입된 현금을 중대형 항공기 리스(임차)에 쓰기로 했다. 뉴욕과 LA 등 장거리 노선에 집중하기 위해 항공기 추가 도입을 결정했다. 다른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중·단거리에 집중하는 대신 에어프레미아는 중·장거리 노선 전략을 취하고 있다. 연초 3대 수준이던 항공기를 최근 5대까지 늘렸고 2025년엔 9대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항공기 도입에 주력하는 이유는 실적과 연관이 있다. 장거리 노선은 항공기 단기 운용이 어렵기 때문에 높은 탑승률을 요구한다. 장거리 노선 취항이 많아질수록 항공기 대수가 회사 실적에 연동된다. 매년 2~5대의 기재를 추가도입할 것을 가정했을 때 매출이 200% 이상 느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도입한 B787-9 기종의 경우 15톤 이상의 화물 적재가 가능해 수익성이 높았다. 다른 LCC 업체들이 보유한 기종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높은 적재량이다.
에어프레미아는 2017년 설립된 국내 유일 중장거리 전문 HSC(Hybrid Service Carrier) 항공사다. HSC는 FSC와 LCC의 중간 개념을 말한다. LCC에겐 없는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을 보유했다. 2021년 항공운항증명(AOC)을 취득한 이후 2022년부터 국제노선 여객 취항을 시작했다. 2021년 25억원, 2022년 53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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