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급 대회인 ‘상상인·한국경제TV오픈 2023’이 경기 양주 레이크우드CC(파72·6606야드)에서 19일부터 나흘간 열전에 들어간다. 메이저대회와 맞먹는 상금(12억원) 덕분에 톱30 중 28명이 출전한다. 그러다 보니 첫날부터 우승 후보들이 같은 조에서 정면승부를 펼치게 됐다.
출전 선수 108명을 통틀어 가장 기대되는 조는 오전 11시10분 1번홀에서 출발하는 방신실(19) 이예원(20) 박지영(27) 조다. 상금과 대상, 평균 타수, 다승 등 주요 타이틀에서 모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예원은 ‘원조 대세’ 박민지(25)를 이을 ‘신(新)대세’로 불린다. 역시 3승을 거둬 각종 타이틀 경쟁에서 이예원을 바짝 추격 중인 박지영도 요즘 기세등등한 선수다. 데뷔 첫해인데도 구름 갤러리를 몰고 다니는 ‘장타여왕’ 방신실 역시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다.
최정상급 선수들인 만큼 개성이 뚜렷하다. 평균 타수 1위가 말해주듯이 이예원은 딱히 약점이 없다. 장점은 너무 많다. 굳이 하나만 꼽으라면 정확성이다. 그린 적중률이 올 시즌 투어 전체 3위(75.36%)이고 페어웨이 안착률은 10위(78.32%)다. 파4 기준으로 열 번 티샷 하면 여덟 번은 페어웨이에 떨어뜨린 뒤 그린에 올린다는 얘기다.
2015년 정규투어에 데뷔해 올해로 9년 차인 베테랑 박지영은 뒤늦게 전성기를 맞이하며 커리어를 새로 써내려가고 있다. 신인이던 2015년에는 ‘무관의 신인왕’이라는 불편한 꼬리표를 달았고, 지난해까지 다승을 기록한 시즌이 한 번도 없었던 선수다.
이런 박지영이 올해만 3승을 수확한 배경에는 퍼팅이 있다. 데뷔한 뒤 한 번도 20위 안에 들지 못한 평균 퍼팅 부문에서 전체 4위(29.4타)를 달리고 있다.
방신실의 무기는 따로 설명이 필요 없는 장타. 올 시즌 평균 263.67야드로 1위다. 2위는 258.2야드의 문정민이다.
방신실 김민별(19)과 함께 ‘슈퍼 루키 3인방’인 황유민(20)과 한·일 통산 35승을 거둔 관록의 안선주(36) 간 맞대결도 볼거리다. 두 사람의 플레이 스타일은 180도 다르다. 황유민이 있는 힘을 다해 치는 ‘파워 히터’라면, 안선주는 안전한 코스 공략으로 지키는 골프를 하는 선수다. 황유민과 안선주는 서연정(28)과 함께 오전 10시30분 1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한다.
큰 무대에 강한 메이저퀸 이다연(26) 박현경(23)도 1라운드부터 한 조에서 뛴다. 이다연은 통산 8승 중 3승을, 박현경은 통산 3승 중 2승을 메이저대회에서 거뒀다. 둘은 전예성(22)과 함께 오전 10시50분 1번홀에서 티샷한다.
빅데이터는 이번 대회 우승 후보로 김수지(27)를 꼽았다. KLPGA투어 공식 데이터업체 CNPS에 따르면 김수지는 올해 중지잔디에서 열린 대회의 평균 타수(70.31타), 그린 적중률(78.68%) 등에서 1위에 올랐다. 이런 강점들이 이번 대회에서도 통할 것으로 봤다. 이예원이 2위, 이다연이 3위였다. 우승 스코어는 14언더파로 내다봤다. CNPS는 지난 6월 열린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 우승자(박민지)를 맞혀 화제를 모았다.
양주=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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