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가 글로벌 1위 차량용 반도체 업체인 독일 인피니언테크놀로지스와 손잡았다. 현대차·기아는 인피니언으로부터 2030년까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 전동화 차량 생산에 필요한 전력반도체를 조달한다.
현대차·기아와 인피니언은 17일(현지시간) 독일 뮌헨 인피니언 본사에서 전력반도체 전략 협업 계약 체결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김흥수 현대차그룹 글로벌전략조직(GSO) 담당(부사장)과 피터 쉬퍼 인피니언 오토모티브 사업부장(사장) 등 양사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현대차·기아는 향후 출시할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모델의 전력 성능 향상을 목표로 인피니언과 기술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또 인피니언은 2030년까지 현대차·기아의 전동화 차량에 장착되는 전력반도체 물량 일부를 공급하기로 했다.
전력반도체는 전력을 변환 및 제어, 분배해 배터리 사용 시간을 늘리고 전력 사용량을 줄여주는 친환경차의 핵심부품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기술 진입장벽이 높은 데다 차종별로 맞춤 설계가 필요한 전력반도체 공급망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대외 변수에 따른 공급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전력반도체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이번 전략 협업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며 “핵심 반도체 수급 안정화 및 차량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글로벌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반도체 전문기업과의 전략적 협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피니언은 세계 차량용 반도체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다. 차량용 전력반도체와 마이크로컨트롤유닛(MCU), 센서반도체뿐만 아니라 산업용 전력반도체 사업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기아와는 2000년대 초반부터 센서반도체를 시작으로 2020년대 중반엔 전력반도체에서 협력했다.
김 부사장은 “인피니언은 전력반도체 시장에서 안정적인 생산 능력 및 차별화된 기술력을 갖춘 전략적 파트너”라며 “양사 협력을 통해 중장기 수급 리스크를 해소하고 신기술을 적용한 경쟁력 있는 제품을 바탕으로 전세계의 전기차 시장 주도권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쉬퍼 사장은 “인피니언은 신뢰받는 파트너로서 현대차·기아와 장기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현대차·기아의 시스템 사양에 맞춘 고품질 전력반도체를 개발하고 적시에 공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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