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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분쟁으로 잠시 하락했던 미 국채금리가 다시 상승한 데는 미국 경제 지표가 연이어 좋게 나온 영향이 크다. 시장에선 미국 중앙은행(Fed)이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선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12월엔 0.25%포인트 올릴 가능성에 점차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18일(현지시간) Fed는 경기 동향 보고서(베이지북)를 통해 “대부분 지역에서 고용이 미약하거나 완만한 수준에서 증가했다”면서도 “그러나 대부분 지역에서 여전히 숙련 노동자를 모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재택근무를 늘이거나 기타 복리 후생비용을 늘리는 기업에 관련한 보고도 여러 건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 최근 발표된 9월 비농업 부문 일자리 수는 33만 6000명으로 예상치 17만 명을 두배 가까이 상회했다.
전날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9월 소매 판매도 예상보다 강세를 보이며 Fed의 추가 긴축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미국의 9월 소매 판매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달보다 0.7% 늘어난 7049억 달러로 집계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0.3% 증가를 웃도는 수준이다. 전달 수치도 0.6% 증가에서 0.8% 증가로 수정됐다.
라보뱅크의 수석 금리 전략가인 린 그레이엄 테일러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확실한 전망 때문에 사람들이 채권을 보유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채권 투자자가 미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 그만큼 더 많은 이자를 받기를 원한다.
여기에 미국 연방정부의 예산 지출을 감당하기 위한 국채 발행도 늘고 있다. 2023 회계연도(2022년 10월~2023년 9월)의 적자 규모는 2조달러를 넘어선 데다 최근엔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을 동시에 지원하기 위해 추가 예산을 편성해 의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뉴욕 월가에서는 미국 재정 건전성 문제도 미 국채 금리를 끌어올리는 원인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일본과 중국 등이 환율 방어를 위해 미 국채를 매도하는 것도 금리 상승에 기여하는 요인이다.
미 국채금리는 앞으로 더 상승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 Fed가 추가 금리 인상을 할 수도 있어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9일 오전 3시 기준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11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93.9%다. 하지만 12월엔 Fed가 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가능성을 36.8%로 보고 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Fed가 현재보다 금리를 연 1.5%포인트 더 올려 연 7%로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뉴욕=박신영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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