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드럼 세트의 역사는 재즈 전체의 역사와 매우 닮았다. 재즈가 무엇이고, 무엇이 될 수 있는지를 드럼의 역할이 반영하기 때문이다. 초기 재즈의 리듬은 밀리터리 밴드(베이스 및 사이드 드럼)의 리듬뿐만 아니라 노예들이 미국으로 가져온 일부 서아프리카 드럼 연주 전통의 영향을 받았다. 뉴올리언스는 이런 모든 요소가 융합되는 최적의 땅이었다. 초기 형태의 재즈와 관련된 많은 것이 이곳에서 나온 이유다.
재즈 드럼 세트가 어떻게 진화돼 왔는지를 알고 싶다면 최초의 재즈 타악기 연주자인 안토니오 스바바로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그는 ‘토니 스파고’라고도 불린다. 스파고는 뉴올리언스 출신이다. 1917년 녹음된 ‘오리지널 딕시랜드 재즈밴드’의 멤버였다. 그는 동시대의 뉴올리언스 음악을 대표하던 베이비 두드, 저티 싱글턴보다 타악기를 더 많이 사용했다. 스파고는 풋 페달이 있는 대형 베이스 드럼, 스네어(사이드) 드럼 및 몇 개의 작은 심벌즈와 함께 목판, 동양 탐을 포함한 다양한 음원을 사용했다.
최초의 드럼 세트는 필드 드럼 앞에 행진하는 베이스 드럼 세트와 작은 크래시 심벌즈 한두 개에 불과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슬라이드 휘슬, 나무 템플 블록, 탬버린, 때로는 어색하게 장착된 톰톰과 같은 추가 타악기가 도입됐다. 윌리엄 루드윅 Sr.는 ‘로 보이’를 개발했다. 지면에서 약 1m 떨어진 곳에 서로 마주 보는 두 개의 작은 심벌즈가 특징인 ‘하이햇(hi-hat)’의 초기 형태였다.
아주 초기의 재즈는 춤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었다. 소규모 앙상블에서 연주되는 춤을 위한 음악이었다. 드러머들은 상당 기간 밴드 전체에서 극히 작은 역할을 맡았다. 박자를 유지하는 데 사용되는 특정 기본 리듬 패턴을 제외하면 초기 재즈의 다른 모든 악기와 마찬가지로 솔로 연주를 거의 하지 않았던 때였다.
이 시기 많은 뉴올리언스 드러머는 강 위를 떠가는 배 위에서 일했다. 뉴올리언스에서 북쪽으로 향해 시카고까지 가는 배에서 연주한 것. 1920년대에 재즈가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소위 시카고 스타일의 드럼 연주였다. ‘4 온 더 플로어’라고도 하는데 춤추기 더 쉽게 만든 이 비트 패턴은 대부분 빅 밴드 댄스 음악의 전형적인 특징이 됐다. 1935년 베니 굿맨의 히트곡 ‘싱, 싱, 싱’에서 들을 수 있다.
1930년대에는 더 많은 톰톰을 바닥에 추가해 베이스 드럼에 장착하게 됐는데, 비밥에는 스윙 시대의 ‘붐, 붐, 붐, 붐’이 필요 없게 되면서 베이스 드럼이 점점 작아지게 됐다. 세트의 다른 드럼과 더 잘 결합하고 음악에 악센트를 추가하는 데 더 좋은, 더 작고 가벼운 사운드를 넣은 셈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노래의 멜로디에 드러머가 참여하는 분위기가 더 뚜렷해졌다. 드럼 세트는 더 커지고 더 많은 드럼을 포함하게 됐다. 비밥 시대에 등장한 드럼 세트의 형태는 오늘날까지 기본적인 형태로 유지되고 있다.
삶의 리듬은 항상 변한다. 음악가가 그 움직임을 포착하는 방식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한다. 드럼 세트의 진화도 이를 입증한다. 만약 당신이 재즈곡에서 드럼 솔로를 듣게 된다면, 세월의 흐름 속에 언제쯤이었는지를 상상하며 들어보시기를.
론 브랜튼 재즈 피아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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