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독일경제연구소(DIW)에 따르면 독일은 지난해 기준 주요 광물 27개 중 리튬, 코발트, 텅스텐 등 14개 품목을 해외에서 100% 수입했다. 중국산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독일 연방지질자원연구소(BGR) 자료를 보면 중국산 갈륨과 게르마늄은 독일 전체 수입량(작년 기준)의 각각 55%, 75%를 차지한다.
갈륨과 게르마늄은 반도체, 태양광 패널 등의 생산에 필요한 핵심 광물이다. 지난 8월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에 대한 맞불로 이들 자원의 수출을 중단하며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에도 불똥이 튀었다. 미·중 갈등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 독일의 광물 공급망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리튬처럼 친환경 전환에 필수적인 원자재의 중국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문제다. 독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독일이 수입하는 태양광 발전 장비의 87%가 중국산이다. 고꾸라진 태양광산업을 부활시키려는 독일 정부가 마주한 현실이다.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 사태로 교훈을 얻은 독일은 안정적인 원자재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주요 광물의 재활용률을 끌어올리고 호주 칠레 캐나다 등으로 수입처를 다변화한다는 전략이다. 일부 광물은 독일 광산에서 직접 채굴하려는 시도도 있지만 환경론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독일 기업들은 당장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여전히 중국산 원자재에 의존하고 있다. 프리돌린 스트랙 독일산업협회(BDI) 글로벌시장 실장은 “주요 원자재를 재활용하거나 수입국을 다변화하고 있지만 중국산 광물을 대체할 만큼 가격 경쟁력이 있는 상태가 아니다”며 “독일 회사는 대부분 가격만 저렴하다면 광물이 어디서 수입되는지 상관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베를린·함부르크=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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