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렌은 리그오브레전드를 시작하면 가장 처음 접하게 되는 챔피언 중 하나다. 초보자를 위한 튜토리얼에 쓰일 정도로 단순한 스킬 구성을 가졌다. 하지만 대회에선 오랫동안 외면받아왔다. 새로운 챔피언들이 등장하고 게임이 고도화되면서 직관적인 가렌의 장점보다 단점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3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서 한 선수가 주요 픽으로 기용하면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바로 유럽 리그 LEC의 팀 BDS 소속 탑 라이너 ‘아담’ 아담 마나네다. 그는 프랑스 국적의 프로게이머다.
19일 진행된 롤드컵 스위스 스테이지 첫날 현재 세계 최강 팀으로 평가받는 중국리그 LPL의 징동 게이밍(JDG)을 상대로 또 한 번 가렌을 선보인 아담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그는 가렌으로 경기 초반 상대 탑 라이너 ‘369’ 바이자하오를 몰아붙였지만 결국 패배했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아담은 패배한 직후임에도 표정이 밝았다. 경기 소감을 묻자 그는 “아주 좋았다. 이번 경기 사실 이길 것이란 기대를 하지 않았다”라며 “동료들과 즐기면서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는 게 목표였고 그걸 꽤 잘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징동은 우리가 실수하면 바로 응징했다. 이번 경험이 다가올 경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담은 패배 원인으로 ‘오브젝트 한타’를 꼽았다. 그는 “대형 오브젝트 싸움을 앞둔 상황에서 징동이 설계를 잘했다”라며 “서양(북미, 유럽)과 동양(중국, 한국) 리그의 차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라인전에서는 (동양과 서양의) 차이가 많이 줄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강점으로 ‘챔피언 폭’을 뽑은 아담은 “솔직히 GODS(가렌, 올라프, 다리우스, 세트)로 불리는 자신의 시그니처 챔피언이 롤드컵 메타에 어울리는지는 모르겠다”라면서도 “내가 그 챔피언들을 잘 다룬다고 생각하고 상대 팀을 놀라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롤드컵에서 다른 지역 탑 라이너를 놀라게 하는 게 목표였고 이를 이미 달성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번 롤드컵 우승후보를 묻는 질문에 아담은 “당연히 징동”이라며 “이유는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세계 최고의 탑 라이너로는 중국 비리비리 게이밍(BLG)의 ‘빈’(천쩌빈)을 꼽았다. 하지만 그는 “369는 빈을 무력화 시킬 수 있는 최고의 ‘안티 캐리’ 능력을 가지고 있다”라고 치켜세웠다.
끝으로 한국에 와서 가장 인상 깊은 것을 꼽자 아담은 망설임 없이 팬들을 꼽았다. 그는 “팬들의 반응이 유럽과는 다르다”라며 “(팬들의 응원이)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능력이 있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통역 도움 = 최지혜 통역사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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