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5등에 당첨된 한 유튜버가 자신의 당첨금을 다른 사람이 받아 간 황당한 사연을 전했다. 해당 복권 판매점에서는 "'오류가 있었던 거 같다'며 당첨금을 입금해 주겠다"고 수습에 나섰지만 CCTV를 통해 전말이 드러났다.
19일 동행복권에 따르면 이 유튜버의 당첨금을 빼돌린 사람은 경기도 화성시의 한 복권 판매인이었다. 그는 해당 유튜버가 로또 당첨 사실을 전하는 영상을 시청하고, 화면에 노출된 복권 검증번호를 수기 입력방식으로 넣고 당첨금을 수령하는 수법을 썼다.
앞서 지난 17일 416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허팝은 '당첨된 로또 종이는 여기 있는데 누군가가 이미 돈을 받아 갔다'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앞서 허팝은 1000만원어치 로또를 구입해 총 176만원에 당첨됐고, 각각 5등 222장, 4등 13장이 나왔다고 전한 바 있다.
하지만 그는 당첨금을 찾는 과정에서 "이미 지급된 로또"라는 황당한 답변을 받았다. 허팝이 고객센터에 문의한 결과, 지난달 4일 오후 2시 36분께 누군가가 당첨금 5000원을 수령한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복권 판매인은 논란이 커지자 "복권 종이가 훼손될 경우 복권에 적힌 인증 숫자를 입력해 당첨금을 지급하는데, 그 숫자가 (유튜버의 것과) 동일했던 것 같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거짓말로 드러났다.
동행복권 관계자는 한경닷컴에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화성 소재 복권 판매인이 검증번호 수기입력 방식으로 (지난 4일) 미리 당첨금을 수령했고, 이는 복권 판매 관련 계약 위반 상황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로또 복권에는 발행일과 추첨일, 지급기한일 밑에 검증 번호가 있다. 35개의 숫자(검증번호)가 있는데 그게 (유튜버의) 영상에 모자이크 처리가 되지 않은 채 올라온 것"이라며 "해당 판매인은 본인의 과실을 인정한 상황이며, 당사 차원의 조치와 함께 수사기관 고발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동행복권 관계자는 "동행복권 측에서는 로또 복권 판매자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을 통해 더욱이 판매자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할 예정이고 재발 방지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첨된 복권은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게시할 때 정보가 타인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랑하고 싶은 순간이 있더라도 정보는 가리고 자랑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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