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이 운영하고 있는 전국의 산재 병원이 '의사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병원은 정원 대비 충원율이 66%에 그쳤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단이 운영 중인 병원의 의사 충원율은 88%로 조사됐다. 의사 정원을 모두 채운 병원은 안산·창원·경기 등 3개(30%)에 불과했다. 특히 정선 병원의 경우 의사 충원율이 66.6%에 그쳤다.
공단은 재해노동자의 재활 및 사회복귀 촉진을 위해 인천 등에 병원 10개와 의원 3개(도심권 외래재활센터) 등 총 13개의 병·의원을 운영 중이다.
이러다보니 근로복지공단 10개 병원(23년 8월 말 기준)의 평균 기간제 의사 비율(현원 기준)은 26.3%에 달했다. 지방에 소재한 동해·정선 병원의 경우 의사의 절반이 기간제 의사로 채워졌다.
평균 근속(22년 말 기준)은 3년 8개월을 기록했고 평균 이직률은 18.5%나 됐다. 평균 근속은 지방에 소재한 태백 병원이 2년 4개월로 가장 짧았으며 정선병원은 의사 절반(평균 이직률 50%)이 병원을 떠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 병원은 산재 환자들의 치료가 주된 목적이지만, 공단 소속 13개 병·의원의 외래 환자 구성을 살펴보면 일반환자 비중이 47.9%(57만명)으로 산업재해 환자(52.1%, 62만)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도 단위에 소재한 5개 공단 병원(총 환자 50만4697명) 중 일반환자(31만2605명)가 63.7%를 차지하고 있다. 또 일반 종합병원처럼 내과·외과·소아청소년과·치과·산부인과 등 최대 17개의 진료과목을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공단 병원이 지방의 열악한 의료 인프라 강화와 의료서비스 불균형을 해소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김형동 의원은 “지방 소재 공단 병원이 심각한 의사 구인난과 기간제 의사 과다, 잦은 이직 등으로 인해 공공의료 질의 저하가 우려된다”며 “의사 처우 개선과 정규직 의사 확충 등을 통해, 공단 병원이 국민들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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