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산 중심가 서면에서 일면식 없는 여성을 무차별 폭행한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자가 여전히 피해자에 대한 보복을 벼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일 JTBC에 따르면 가해자 이모씨의 감방 동기들은 이씨가 피해자를 향한 보복 협박성, 모욕성 발언을 일삼았다고 전했다. 일부 발언들은 이씨가 항소심 재판부에 반성문과 탄원서를 내던 시기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전언에 따르면 이씨는 피해자를 겨냥해 "얼굴 볼 때마다 때려죽이고 싶다", "항소심에서 올려치기 받으면 바로 피해자 X에게 뛰쳐나가서 죽여버릴 것",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에 그냥 죽여버릴 걸 그랬다" 등의 발언을 했다.
형량이 과하다며 억울함도 호소했다고 한다. "여섯 대밖에 안 찼는데 발 한 대에 2년씩 해서 12년이나 받았다", "공론화 안 됐으면 3년 정도 받을 사건인데 XXX 때문에 12년이나 받았다" 등의 발언을 일삼았다는 것.
검찰은 이씨가 이같이 발언을 한 사실을 넘겨받아 조사 중이다. 앞서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성폭력처벌법 위반(강간 등 살인)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지난 9월 21일 확정했다.
이씨는 지난해 5월 22일 오전 5시께 부산진구 서면에서 귀가하던 피해자를 10여분간 쫓아간 뒤 오피스텔 공동현관에서 때려 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10월 1심 재판부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으나, 올해 6월 항소심에서는 강간 살인 혐의가 추가돼 징역 20년이 선고됐다.
하지만 피해자는 이씨가 출소하는 20년 뒤에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냐며 보복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그는 대법원 확정판결 이후 "가해자는 앞으로 20년을 어떻게 살아야지 생각하겠지만, 범죄 피해자는 20년 뒤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평생 고민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씨와 통화에서 "앞으로 걱정하는 일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혹시라도 걱정할 일 생기지 않도록 수감도 제대로 하고 허투루 하지 못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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