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프리미엄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 긱스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네이버, 카카오, 11번가 등 국내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진행하는 '핫딜(특정 시간에 대폭 할인한 제품 판매)'과 기획전, 베스트 항목을 통한 월 거래금액이 56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플랫폼 중에선 네이버의 거래액이 가장 많아 국내 핫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네이버의 핫딜 서비스인 '원뿔딜'은 최근 한 초기 스타트업이 "아이디어를 탈취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유사 서비스를 둘러싼 논란도 일고 있다.
가구는 네이버, 가전은 G마켓서 잘팔렸다
20일 이커머스 분석 스타트업인 씨브이쓰리가 운영하는 데이터 분석 서비스 '이데리'에 따르면 주요 10개 이커머스 플랫폼의 지난 9월 핫딜·기획전·베스트 항목 판매액을 10개 카테고리별(가구 및 인테리어, 디지털 및 가전, 화장품 및 미용, 생활 및 건강, 스포츠 및 레저, 식품, 여가 및 생활편의, 출산 및 육아, 패션의류, 패션잡화)로 분석한 결과 지난달 금액 기준 판매 규모가 가장 컸던 카테고리는 식품(1579억원)이었다. 디지털·가전 1470억원, 여가·생활편의 1024억원, 생활·건강 468억원, 출산·육아 343억원 등 순이었다. 10개 카테고리에서 이뤄진 거래액을 다 합치면 5600억원에 달한다. 네이버 카카오 11번가 지마켓 티몬 등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이뤄진 핫딜, 기획전과 베스트 상품의 판매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씨브이쓰리가 추정한 결과다.
핫딜은 특정 시간대에 초저가 상품을 판매해 소비자 유입을 극대화하는 판매 방식이다. 판매자 입장에선 상품 가격을 낮춰야하기 때문에 부담이 될 수 있지만 빠른 시간 내 판매하는 게 가능하고 상품 홍보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고물가 시대에 합리적인 가격의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핫딜은 주요 플랫폼의 판매 방식으로 자리잡았다. 네이버의 원뿔딜, 카카오의 톡딜, 11번가의 쇼킹딜, G마켓의 슈퍼딜, 옥션의 올킬딜, 티몬의 단하루 등이다.
9월 기준 핫딜과 베스트 상품 판매 금액이 많았던 플랫폼은 네이버였다. 이데리가 집계한 10개카테고리 중 네이버는 6개 카테고리에서 판매금액 기준 1위에 올랐다. 가구·인테리어 분야 핫딜과 베스트 분야에서 네이버의 거래액 점유율은 61.3%에 달했다. 출산·육아 점유율 38.8%, 스포츠· 레저 35.5%, 화장품·미용 34.9% 등 카테고리도 네이버가 점유율 1위였다.
G마켓은 디지털·가전 분야에서 강세를 보였다. 이 분야 점유율이 43.6%였다. 여가·생활편의 38%, 생활·건강 35.7%, 식품 27.9% 등도 G마켓이 1위였다. 티몬은 여가·생활편의와 출산· 육아 부분에서 20%의 점유율을 기록해 2위로 존재감을 내보였다. 롯데온은 여가·생활 분야 전체 판매액 중 18%를 점유해 3위였다.
가구는 저녁, 육아 제품은 오전이 '주력 시간대'
카테고리 별로 최고 매출액을 기록한 주력 시간대도 달랐다. 9월 핫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가구·인테리어의 경우 일요일 저녁 8시에 판매한 상품들이 가장 매출이 높았다. 월요일 저녁 8시, 일요일 저녁 9시 순으로 주로 8~9시 저녁시간대가 주력 판매시간인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출산·육아 제품은 월요일 오전 11시에 가장 많은 매출을 냈다. 그 뒤론 월요일 오전 10시, 화요일 오전 11시 순이었다. 출산·육아 카테고리의 경우 오전 10~11시가 주력 판매시간인 셈이다. 패션·의류의도 화요일 오전 10시, 목요일 오전 9시, 10시 등 오전 시간대에 매출이 많았다. 여가·생활편의 업종은 오후 2~3시가 주력 시간대였다.
씨브이씨 측 관계자는 "타임딜, 핫딜에서는 판매 운영시간과 판매 플랫폼이 중요한 요소인데, 이에 대한 데이터나 기준이 없어 많은 브랜드 또는 셀러분들이 경험에 의존하고 있었던 게 현실"이라며 "카테고리별로 가장 적합한 플랫폼과 판매시간대 정보를 찾는 셀러와 MD, 마케터, 플랫폼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감성숙소 핫딜 스타트업도 등장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이나 핫딜 데이터 분석 업체뿐만 아니라 핫딜을 중심으로 서비스하는 커머스 스타트업들도 나오고 있다. 숙박 스타트업 스테이감성은 감성숙소 핫딜을 플랫폼에서 제공한다. 체크인 3일 전의 숙소를 최대 50%까지 할인해 판매하는 서비스다. 서비스 오픈 10일 만에 회원수 3000명을 돌파해 주목받았다. 최대 50% 할인이 가능한 이유는 3일 뒤 입실 가능한 공실을 사전에 매입하는 방식으로 판매하기 때문이다. 호스트는 공실 문제를 해결하고, 여행객은 고품질 감성숙소를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커뮤니티 플랫폼 썬더링을 운영하는 썬더플레스는 핫딜을 실시간 위치기반 형태의 서비스로 제공한다.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을 위한 기능이다. 사업자들은 할인행사뿐만 아니라 당일 날 소진하지 못한 신선제품이나 아이템들을 그대로 버리거나 방치하는 대신 핫딜을 활용해 빠르게 판매할 수 있다.<hr >
참, 한가지 더
"아이디어 베꼈다"…국감서 저격당한 네이버 '핫딜'
뉴려는 2019년 '원 플러스 원'(1+1) 할인 판매 모델로 시작한 커머스 플랫폼 스타트업이다. 뉴려의 김려흔 대표는 지난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해 “네이버가 아이디어를 탈취했다”고 주장했다. 2021년 9월 ‘원플원’ 쇼핑몰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네이버가 같은 해 12월 ‘원쁠딜’이라는 유사 서비스를 내놨다는 것이 김 대표의 주장이다. 뉴려의 원플원은 앱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하나 구매하면 하나를 더 제공하는 방식이다.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은 이와 관련해 “네이버 같은 대기업은 막강한 자금력이 있지만, 스타트업의 경우 시간을 끌수록 고사 직전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며 “고의성이 엿보여 가중 처벌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김 대표를 두둔했다.
원쁠딜은 네이버 쇼핑 서비스 중 하나로 특정시간 동안 1+N개의 상품을 판매하는 핫딜 서비스다. 네이버는 김 대표의 주장에 대해 “원쁠딜은 2020년부터 내부 아이데이션을 시작했으며, 원플원 서비스 런칭보다 앞선 2021년 5월 상표권을 이미 등록했다. 원쁠딜 서비스 준비 과정에서 뉴려의 원플원 서비스를 참고하거나 아이디어 도용 및 지식기술탈취를 한 적이 없다”며 반박했다.
네이버는 또 “네이버의 ‘원쁠딜’은 핫딜 서비스로 뉴려의 원플원과 서비스 행태가 다르며 가격구성, 판매기간, 입점 기준 등 사업 모델이 완전히 다른 서비스”라며 “모든 판매자가 입점 가능하고 상시 전시하는 원플원과 달리 ‘원쁠딜’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판매자가 마케팅 채널로 활용할 수 있는 버티컬 전시 공간 중 하나로, 핫딜이라는 특성상 한정 수량으로 특정 기간에만 판매된다”고 설명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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