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그제 지방 국립대병원 육성 등 지역·필수 의료 붕괴를 막기 위한 대책을 내놓으면서 의대 정원 확대라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다만 구체적인 규모와 일정을 밝히지 않은 것은 의료계와 논의 후 정하겠다는 취지다. 문 정부 때의 실패를 타산지석 삼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민주당은 “정부·여당이 보건의료 정책에 대한 일관된 철학 없이 국면 전환용으로만 접근하고 있다”고 하니 이런 자가당착이 없다.
민주당도 의대 정원 확대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공공의대 설립과 지역 의사제 도입을 조건으로 걸었다. 모두 2020년 실패한 의료 개혁 때 내건 카드의 재탕이다. 당시 ‘의사=공공재’ 논란을 일으켜 반대 파업의 빌미가 된 방안들이다. 일부 민주당 전남 지역 의원은 전남 국립 의대 신설을 요구하며 삭발을 단행하기도 했다. 총선을 앞두고 표심 확보를 위한 전략적 속셈이 아니라고 부인할 수 있나. 의료 개혁은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 생명권 및 건강권과 직결되는 문제다. 여야 모두 정치와 정략을 빼고 의료 백년대계를 위해 진정성을 갖고 협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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