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빵 등 식품사 CEO "연내 가격 안 올린다"

입력 2023-10-20 18:48   수정 2023-10-21 01:42

정부가 주요 식품기업에 또 한 번 가격 인상 자제를 압박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충돌 등의 여파로 생활물가가 튀어 오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훈 농식품부 차관은 20일 CJ제일제당 오리온 농심 롯데웰푸드 SPC 매일유업 등 16개 주요 식품기업 대표 및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어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9월 초 이후 약 한 달 반 만에 열린 이번 간담회는 설탕발(發) 식품 가격 도미노 인상을 막는 데 초점을 뒀다.

설탕 가격 상승은 과자 빵 음료 등 가공식품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 차관은 국내 제당업체들이 4~5개월분의 재고 물량을 확보하고 있어 국제 설탕 가격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제 설탕 가격 상승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올리지 말라는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전날 대한제당협회가 내년 초까지 설탕 가격 인상을 최대한 자제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에 설탕을 재료로 쓰는 식품 생산업체도 쉽사리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 들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종현 SPC삼립 대표는 “SPC는 올해 하반기에 제품 가격을 조정할 계획이 없다”며 “원유 설탕 등 식품 원재료 가격이 오르는 것은 자체적으로 감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차관은 “10월 1일부터 일부 유가공업체가 아이스크림 등 유제품 가격을 인상하고 있어 우려가 크다”고도 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10월 초를 기점으로 흰우유·가공유·기타 유제품은 2.8~12.5%, 아이스크림은 8.3~13.6% 올랐다.

원유 기본 가격이 10년 만에 최대 폭인 8.8% 인상된 만큼 제조 및 유통업체가 제품 가격을 동결하기는 쉽지 않은 여건이다. 서울우유협동조합 매일유업 빙그레 등 유제품 제조사브랜드(NB)에 이어 유통업체 자체브랜드(PB) 우유도 이날 가격 인상을 확정했다.

편의점 GS25는 12월 1일부터 PB 우유 제품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다.

한경제/송영찬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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