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상대로 한 전쟁이 대규모 지상전에서 특수작전으로 축소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은 지난 18일 이스라엘을 방문해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해 확전을 막을 방법을 찾을 것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은 7일 하마스의 무차별 테러 공격 이후 가자지구 내 하마스를 제거하기 위해 육해공군을 총동원한 전면 공격을 준비해왔다.
이 같은 기류 변화는 지상군 투입 후 예상되는 대규모 인명 피해와 경제적 손실 등 현실적인 문제와 미국의 압력을 의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분노에 사로잡혀서는 안 된다”며 “미국도 9·11 테러사건 이후 분노에 휩싸인 탓에 정의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에서 워싱턴DC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우리는 지상 공격과 어떤 대안이 있는지 오랫동안 이야기했다”며 양국이 대규모 지상군 투입을 대신할 방법을 논의 중인 사실을 재확인했다. 앞서 리처드 헥트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17일 기자들에게 “우리는 전쟁의 다음 단계를 준비 중”이라며 “모든 사람이 지상 공격을 이야기하지만 다른 것일 수도 있다”고 했다.
미국도 전쟁의 수위 조절을 주문했을 뿐 하마스의 뿌리를 뽑아 중동의 안정을 추구하겠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하마스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더 큰 죽음과 파괴를 초래할 것”이라며 의회에 이스라엘 지원 군비를 포함해 전례 없는 대규모 예산 지원을 요청했다.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예멘 후티 반군 등 무장단체의 공격으로 인한 우발적 확전 가능성도 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반군은 이날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로 공격을 감행했다. 홍해 이집트 인근에서 작전 중이던 미 해군 구축함이 이를 발견, 미사일 3기와 드론을 요격했다.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미사일이 이스라엘 내부 목표를 향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현일/김인엽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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