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 랭킹 톱 30위 중 28명이 뛰어든 메이저급 대회답게 팬들의 ‘응원전’은 선수들의 ‘명품샷’ 못지않은 볼거리였다. 스타 선수에겐 어김없이 팬카페 회원들이 따라붙었다. 대표적인 선수가 임희정이었다. 그의 팬클럽 회원 수는 3991명에 달한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에 팬카페 문화가 생긴 건 10여 년도 더 됐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로 무대를 옮긴 박성현 전인지 김효주 등이 ‘구름 팬’을 거느린 대표적인 골퍼였다. 그 바통을 임희정과 박현경(23) 등이 이어받았다.
응원 열기만 보면 아이돌 팬클럽 못지않다. 거의 모든 대회를 선수와 함께 걸어 다니며 기(氣)를 보낸다. 손에는 선수 이름이 담긴 팻말을, 옷에는 선수 얼굴이 담긴 배지를 붙인 채.
3190여 명을 회원으로 둔 박현경의 팬클럽 ‘큐티풀 현경’(큐티와 뷰티풀을 합친 말) 매니저(회장) 이기일 씨는 지난해 박현경의 캐디백을 멘 기억을 ‘평생 자랑’으로 삼는다. 박현경은 대회 현장에 온 ‘큐티풀’ 회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팬카페에도 틈틈이 댓글을 달며 소통하는 걸로 유명하다. 한 회원에게 ‘박 선수가 올해 우승이 없는데, 팬으로서 어떠냐’고 묻자 “진정한 ‘아미’는 BTS가 빌보드 1위이든 아니든 신경 쓰지 않는다”는 답을 들려줬다.
올해 프로무대에 데뷔한 ‘장타여왕’ 방신실(19)에게도 팬카페 ‘그린천사’는 든든한 지원군이다. 지난 7월 개설한 뒤 회원이 651명으로 늘었다. 방신실은 이날 커트 탈락했지만, 카페 회원들에게 일일이 싸인해준 뒤에야 대회장을 벗어났다.
성상훈/최한종/김대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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