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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과 틱톡이 미국 소셜 쇼핑(SNS를 통한 전자상거래) 시장을 두고 맞붙었다. 틱톡은 1억5000만 미국 사용자를 기반으로 최근 쇼핑에 진출했고, 아마존은 쇼핑 시장의 지배력을 지키기 위해 소셜 기능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아마존이 쇼핑 시장에서 구축한 인프라와 틱톡이 소셜 시장에서 보여주는 사용자 장악력을 상대 기업이 극복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틱톡이 지난달 미국에서 ‘틱톡숍’이라는 쇼핑 기능을 출시한 후 현재 하루 약 700만달러(약 95억원)어치의 의류와 뷰티 제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틱톡의 목표는 연말까지 하루 판매량 1000만달러를 달성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틱톡이 쇼핑 시장으로 영역을 넓힌 원동력은 소비자들의 시간이다. 미국 틱톡 사용자들은 하루 평균 2시간을 틱톡을 하는 데 쓴다. 미국 소비자들이 아마존에서 쓰는 시간은 하루 평균 9.7분으로 틱톡의 10분의 1도 안 된다. 살 것만 빠르게 구매하고 나간다는 의미다.
아마존은 소비자의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 소셜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틱톡 스타일로 제품에 대한 사진과 영상 위주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탭 ‘인스파이어’를 지난해 만들었고, 최근 소비자들도 콘텐츠를 올리고 서로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또 2017년부터 인플루언서를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영입하고 있다.
다만 인스파이어 기능을 추적하는 이스라엘 기업 워치풀테크놀로지의 연구원 다니엘 부척은 “대부분의 아마존 소비자들은 이미 염두에 둔 상품을 쇼핑하는 데 익숙하다”며 “이들이 새로운 소셜페이지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신 아마존은 1990년대 온라인 서점을 시작으로 e커머스 시장에서 오랜 기간 시장지배력을 지키며 압도적인 물류 인프라와 소비자 경험을 쌓아왔다. 현재 아마존은 유료 멤버십인 아마존 프라임 고객들에게 미국 전역에서 제품을 구매 후 이틀 안에 배송해준다. 지난해는 하루 평균 1300만 상자를 배송했다. 그만큼 입점업체가 많고, 소비자 신뢰도 깊다. 아마존의 리테일 매출 중 60% 이상은 제3자 입점업체로부터 나온다.
틱톡도 인프라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WSJ은 “틱톡은 물류를 구축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입점업체들에 따르면 틱톡은 아마존보다 높은 판매 수수료를 제공하면서 아마존 입점업체들을 우선적으로 유치하며, 아마존 직원들도 데려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아마존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를 틱톡이 넘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틱톡은 미국에 앞서 2021년 영국에서 틱톡숍을 열고 각종 콘텐츠와 마케팅으로 제품 홍보에 나섰다. 그러나 오히려 역효과를 냈다. 재미 위주의 제품 설명 콘텐츠를 본 소비자들이 제품의 효능과 가품 여부를 더 의심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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