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투자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사업 경쟁력 강화. 오는 27일 취임 1주년을 맞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주요 경영 키워드다. 이 회장은 지난 1년간 꾸준히 첨단 기술 투자를 독려하고 글로벌 테크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회동하며 삼성 재도약의 발판을 다져 왔다. 최근에는 삼성의 주요 일본 소재·부품 협력사 모임을 4년 만에 주재하며 제품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이 회장은 환영사에서 “삼성과 일본 업계가 미래 산업을 선도하고 더 큰 번영을 누리기 위해서는 ‘천 리 길을 함께 가는 소중한 벗’ 같은 신뢰·협력 관계를 앞으로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선대회장의 뜻을 이어 일본 부품·소재기업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후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주요 사업장을 찾아 첨단 기술 전략을 직접 챙기며 미래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3월과 지난 19일 경기 화성캠퍼스 반도체연구소를 찾아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주문한 게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경제계 관계자는 “지난 1년간 이 회장의 경영 행보에는 끊임없는 혁신과 선제 투자를 통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실력을 확보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굵직한 수주 계약을 따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지난 4∼5월 미국 출장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 글로벌 산업계 거물 20여 명을 만나 삼성과의 협력 방안을 구체화한 게 대표적이다.
산업계에선 4년째 이어진 ‘사법 리스크’가 이 회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회장은 27일 회장 취임 1주년에도 재판정에 출석한다. 이 회장이 올해도 별도 메시지를 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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