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희정(23)은 이번 대회 내내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투어 통산 5승, 이 가운데 2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거둔 KLPGA투어 대표 간판선수이지만 올 시즌에는 부상 탓에 내내 부진했다. 결국 지난 6월 디펜딩 챔피언으로 나선 한국여자오픈을 중간에 기권하고 50여 일간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임희정이 부활의 날갯짓을 한 건 이 대회 1라운드(19일)에서였다. KLPGA투어 최고의 스윙으로 평가받던 전성기 시절의 샷을 선보이며 보기 없이 7언더파를 몰아쳤다. 이후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며 4년 만에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까지 노렸지만 뒷심이 부족했다.
전반 내내 퍼트가 조금씩 빗나가며 버디 찬스를 살리지 못하는 사이 이소미와 임진희의 추격에 선두 자리를 내줬고 순위는 한때 공동 4위까지 떨어졌다. 14번홀(파4)에서야 이날의 첫 버디를 뽑아내며 추격에 시동을 걸었지만, 이미 임진희와 이소미는 저 멀리 간 뒤였다. 그래도 17번홀(파5), 18번홀(파4)에서 연달아 버디를 추가하며 단독 2위로 대회를 마쳤다. 아쉽게 우승은 놓쳤지만 골프 팬들에게 강자의 귀환을 알리기엔 충분한 결과였다.
임희정과 나란히 챔피언조에 나서 시즌 첫승을 노린 이소미는 17번홀에서의 실수가 뼈아팠다. 경기 전반 일찌감치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간 이소미는 임진희의 추격에 공동 선두까지 허용했다. 하지만 17번홀에서 티샷이 오른쪽으로 크게 빠졌고 결국 타수를 잃으면서 시즌 첫 승의 기회를 놓쳤다.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친 이예원(20)은 이날 하루 동안 4타를 줄이며 올 시즌 상금랭킹 1위다운 저력을 보였다. 선두와 4타 차 공동 5위로 경기를 시작한 이예원은 초반에만 3타를 줄이며 선두 그룹을 추격했다. 그는 4라운드 내내 언더파를 기록하는 등 기복 없는 경기력을 보였다. 그는 상금 5400만원을 추가해 총상금 13억2104만원으로 박지영과의 격차를 3억5581만원으로 벌렸다. 상금랭킹과 대상 레이스에서도 1위 자리를 한 번 더 굳혔다. 올 시즌 첫 승이 간절한 박현경(23)은 이날 6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두르며 공동 8위로 대회를 마쳤다.
양주=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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