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개선이 예상된 반도체 기업의 실적 회복세가 더딜 것으로 예측됐다. 게임회사, 콘텐츠회사 등은 연말에도 실적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됐다. 반면 해외 수주 기회가 생긴 원전 및 일부 건설사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추정됐다.
증권사들은 4분기 실적 전망치에 대해 아직 신중하게 다가서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달 전 4분기 실적 기대치는 매출 69조6248억원, 영업이익 4조4098억원, 순이익 4조8297억원이었다. 한 달 사이 매출은 0.1% 늘고, 영업이익(-21.6%)과 순이익(-35.9%)은 대폭 줄었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 매크로 등을 감안할 때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해 실적을 보수적으로 가정한다”며 “내년에는 실적 개선이 긍정적이어서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 추정치를 35% 상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반도체도 중국 경기 회복 지연과 스마트폰 수요 부진으로 4분기 실적은 큰 폭의 상승세가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매출(-19.9%), 영업이익(-23.1%), 순이익(-4.3%) 등 4분기 실적 기대치가 한 달 전에 비해 대폭 줄었다. 변운지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한미반도체의 TC본더 매출은 내년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대덕전자도 영업이익 추정치가 23.8% 줄었고, 순이익은 5% 떨어졌다. 비메모리 부문 매출이 추정 대비 부진한 영향이다.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게임회사는 신작 부진으로 4분기에도 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엔씨소프트의 4분기 실적 추정치는 매출 4990억원, 영업이익 387억원, 순이익 406억원이다. 1개월 전 대비 각각 3.2%, 21.7%, 14.9% 줄었다. 넷마블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한 달 전에 비해 176억원에서 201억원으로 늘었지만 적자는 268억원으로 전망됐다. 넥슨게임즈는 매출(-11.2%), 영업이익(-30.0%), 순이익(-45.5%) 등 한 달 전보다 실적 전망치가 크게 뒷걸음질했다. 중국에서 출시된 게임이 성과가 좋지 않아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가 대폭 줄었다. 웹젠은 4분기 매출 추정치가 4.9% 줄고, 영업이익은 3.3% 감소했다.
메가박스와 드라마 제작사를 보유한 콘텐츠기업인 콘텐트리중앙도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11억원에서 2억원으로 급감했다. 순적자도 4억원에서 31억원으로 적자가 커졌다. 3분기 영업손실 13억원을 거둔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영화관 실적이 부진했고, 기존 영화들의 투자 손실도 일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CJ ENM 영업이익 추정치도 6.7% 줄었고, 순적자는 155억원을 유지했다.
중국 관광객이 돌아오면서 실적 개선이 기대된 기업 중 오히려 4분기 실적 전망이 악화된 곳도 다수 나왔다. 대한항공은 순이익 추정치가 32.1% 줄었고, 하나투어는 영업이익(-10.4%)과 순이익(-25%)이 대폭 감소했다. 제주 카지노를 운영하는 롯데관광개발도 순이익 전망치가 80.3% 줄었다.
윤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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