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이 시행한 무량판 구조 아파트에서는 부실시공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아파트에서도 추가로 2개 현장에서 전단보강근이 누락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검단신도시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이후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아파트 전체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지만 결과적으로 무량판 공법 자체가 문제라기 보다는 LH의 관리·감독 부실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설계도서 검토 결과 시공중인 현장 1곳에서 설계도에 전단보강근이 빠졌던 것으로 나타났지만 착공 전 설계를 보완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점검에서는 비파괴 검사로 전단보강근이 설계대로 배근됐는지 확인하고, 콘크리트 압축강도 측정한 현장점검 결과 모든 현장에서 철근 누락이 없었고, 콘크리트 강도도 적정했다. 다만 세대 내부에 들어가서 조사를 했어야 했던 2개 현장에서는 입주민의 반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다만 국토부 관계자는 "최상층 일부 가구의 천장에만 전단보강근이 필요한 구조로 전체적인 구조 안전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현재 시공중인 주상복합,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무량판 건축물에 대한 조사는 진행중이다. 총 57개 현장 가운데 47곳의 조사가 완료된 상태다. 현재까지 조사 결과 1개 현장에서 콘크리트를 타설하기 전에 전단보강근 2개가 빠진 것이 확인됐으나 즉시 추가로 설치해 안전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LH가 시행한 무량판 구조 아파트 전체 102곳 가운데 전단보강근 누락 등 부실시공이 확인된 현장은 22곳으로 불어났다. 전체 21.6%에 해당한다. 앞서 지난 7월31일 발표에선 91곳 가운데 15곳에서 누락이 있었고, 8월11일엔 기존 조사했던 단지 가운데 5곳에서 누락이 추가됐다.
민간 건설사들은 무량판 공법을 적용할 경우 트러스 구조와 같은 힘을 잘 지지하는 구조를 적용하고, 철근 배근과 같은 복잡한 작업을 사전에 공장에서 완료해 진행한다. 보다 안전한 구조이면서 현장에서 작업이 상대적으로 단순해 부실시공의 가능성이 낮다는 설명이다.
또 부실한 감리도 도마에 올랐다. 민간 시행사 건설현장은 지자체가 감리사를 선정하는 데 비해 LH는 자체 시행 사업에 대한 감리를 자체적으로 선정한다. 이 과정에서 LH 출신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감리사가 맡을 가능성이 크다.
한 민간 건설사 관계자는 "이번 결과로 무량판 구조 자체의 문제가 아니었음이 확인됐다"며 "LH가 발주처로서 설계, 시공, 감리 등 전과정에서 더 철저하게 관리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실시공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토부는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건설현장 안전 강화 방안과 LH 카르텔 혁신방안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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