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R 규제 '빠져나갈 구멍' 너무 많다"…한은 총재의 지적

입력 2023-10-23 16:25   수정 2023-10-23 16:28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에 해당하는 차주 비중이 낮다"며 "루프홀(빠져나갈 구멍)이 없게 해당하는 가구 늘리는 쪽으로 정책을 조정해야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점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가계부채 증가 문제를 지적한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묻는 의원들 질의에 거시건전성 규제를 미시적으로 조정하는 게 우선이라는 취지로 주로 답변하다가 구체적인 방안을 언급했다.

DSR은 전체 금융부채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대출자의 연 소득으로 나눠 대출액 등을 규제하는 방식이다. 가계부채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식이지만 예외가 많아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 총재의 이날 발언도 이같은 예외를 없애야한다는 취지로 파악된다.

한은은 최근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서도 DSR 적용 대상 대출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은은 “우선 DSR 적용 대상 대출을 점차 확대시켜 나가면서 장기 주담대 등의 경우 차주의 상환능력 심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주택시장의 가계대출 의존도를 낮추면서, 분할상환 대출 비중을 확대하고 일시상환방식의 기존대출도 일부 원금상환이 이루어지도록 유도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이 총재는 특례보금자리론 문제도 거론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이 "(특례보금자리론을 취급하는) 주택금융공사 출자는 가계부채의 디레버리징(부채 축소)하겠다는 이 총재의 발언과 상반된 것 아닌가"라고 지적한 것에 대해 답변하면서다. 이 총재는 "주택금융공사에 저희가 출자한 이유는 고금리로 금리가 많이 올라갈 때 변동 금리를 고정 금리로 전환하는 조건으로 했다. 그런데 이를 위한 안심전환대출 수요는 별로 없고 이제 (통합 출시된) 특례보금자리론으로 자금이 가서 저희들은 그 목적으로는 지원할 수 없다고 판단해 올해 출자액을 줄였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총재는 "경제 쇼크로 인해 성장률이 막 떨어지는 상황이 아니면 긴축적 금리 상황을 유지함으로써 가계대출 증가 여력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며 "마이크로 정책을 함에도 가계대출이 너무 안 줄면 금리를 올릴 수 있는 가능성도 열어두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통화정책으로 가계대출을 해결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할 수는 있는데 비용이 많이 든다"고 답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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