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 파격…IT-사업부서 공동근무 추진

입력 2023-10-23 18:00   수정 2023-10-24 00:45

이석용 농협은행장(사진)이 디지털 경쟁력 확보에 팔을 걷어붙였다. 정보기술(IT) 인력과 사업부서 직원들의 공동근무를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로 했다. 간편뱅크 기반 뱅킹 앱 ‘올원뱅크’와 풀뱅킹 서비스인 ‘스마트 뱅킹’ 통합 상품몰을 구축해 비대면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반려동물 라이프케어 플랫폼부터 에듀테크, 여행 서비스 제휴까지 비금융 신사업도 추진하기로 했다.
“고금리 효과에 기대지 말아야”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지난 7~9월 3개월간 은행장 직속의 ‘미래 경쟁력 제고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디지털과 IT, 신사업 분야 과제와 개선안을 마련했다. 이 행장은 올해 1월 취임 직후부터 “모바일 등 디지털 시대를 맞아 은행업을 둘러싼 경쟁 환경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며 TF 발족을 지시했다.

이번 농협은행 TF는 디지털 경쟁력 강화와 신사업 발굴, IT-사업 협업 효율화 등 3개 분과로 구성됐다. 강태영 DT부문장과 정재호 데이터부문장, 박수기 IT부문장 등 부행장 3명이 직접 TF장을 맡아 무게감을 더했다. 이 행장도 TF장은 물론 국장급 TF 간사들과 매주 회의를 열 정도로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생활금융 플랫폼 구현
농협은행은 먼저 올원뱅크과 스마트뱅킹 서비스의 사용자경험(UX) 및 사용자환경(UI)을 고객 친화적으로 개선해 통합 금융상품 추천 서비스 등을 도입한다. 가입 요건과 금리 등 복잡한 조건이 없는 비대면 예·적금과 직업, 신용등급별로 나뉜 대출상품을 하나로 모은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도 출시하기로 했다.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 등 시스템 구축도 병행한다. 디자인 표준화와 직원 간 협업을 지원하는 ‘원 앤 온리(One&Only) 디지털 개발 시스템’(가칭)을 마련해 모바일 뱅킹 앱 등 디지털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로 했다. 소규모 개발 업무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상시개발 체계도 도입한다. 업무 혁신도 꾀한다. IT 인력과 여·수신 등 일반 사업부서 직원들이 한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공동 근무제가 대표적이다. IT 인력이 경기 의왕 ‘NH통합IT센터’에 근무해 서울 새문안로 본점 부서와의 협업이 쉽지 않은 점을 감안한 조치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IT와 사업부서 직원들이 함께 일하면 서비스 개발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물론 서비스 품질도 한층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농협은행은 ‘알뜰폰(국민은행 리브엠)’ ‘배달앱(신한은행 땡겨요)’과 같은 신사업을 적극 발굴하기로 했다. 1인 가구의 증가 속에 커지고 있는 반려동물 시장을 겨냥해 올원뱅크에 입양, 분양 등을 포함한 반려동물 라이프 케어 플랫폼 구축을 검토할 계획이다.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학습 자료 등을 제공하는 에듀테크 사업도 검토 대상이다.

제휴 사업도 추진한다. ‘고향사랑기부제’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이 행장 주도로 지난 4월 출시한 농협은행 ‘zgm.고향으로’(지금 고향으로) 카드에 지방 여행 서비스를 제휴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계획이다.

김보형/이소현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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