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잡앤조이=이진호 기자] 에스티알바이오텍은 면역소재 신약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이상종 대표(67)가 2000년 2월에 설립했다.
이 대표는 대학에서 제약을 전공한 이후 일본에 건너가 생물화학을 연구했다. 일본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귀국해 2000년 에스티알바이오텍을 설립하기 전까지 LG화학 수석연구원, 국내 제약사 연구소장 등을 거치면서 주로 단백질의약품 및 천연물 유래 소재에 관하여 연구했다.
“이 분야 연구에 집중하기 위해 자기 회사를 갖고 싶다고 생각하던 중에 지인의 권유로 전국 최초로 생물산업 시범도시로 선정된 춘천시에 터를 잡고 회사를 설립해 지금까지 대표이사 겸 연구소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에스티알바이오텍은 회사 설립 초기에는 주로 당시 생물공학 기술의 최첨단인 동물세포배양을 기반으로 하는 의약품 연구에 집중했다. 8년만인 2008년에는 세계 2번째로 희귀난치병 헌터증후군 치료제 개발에 성공해 ㈜녹십자에 기술이전 했다. 녹십자는 에스티알바이오텍에서 제공한 제조기술 및 연구자료를 바탕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헌터라제’ 상품명으로 식약처 허가를 받았으며, 현재 국내 시장은 물론 세계 10여 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2023년 3월 기준 에스티알바이오텍이 녹십자로부터 받은 경상 기술료 누계 금액은 31.4억 원이다.
“헌터라제는 국내 의약품 중에서 크게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약물 자체를 개발한 저희로서는 다소 아쉽지만, 녹십자의 노력과 성과에 대해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에스티알바이오텍은 헌터라제 기술이전 이후에는 면역소재 개발에 집중했다. “지금까지도 면역소재는 활성이 높아지면 염증이 발생하여 위험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STR에서 개발된 면역소재는 기존의 소재보다 면역활성이 기존 제품 대비 약 100배 이상이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염증이 발생하지 않는 매우 독특한 소재였습니다. 당시만 해도 그 이유를 알 수 없었으나, 최근에는 이것이 면역계의 가장 근본적인 작용이라고 할 수 있는 탐식작용을 활성화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현재 STR 면역소재를 기반으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등 항암의약품 개발과 함께 건기식 등의 수익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에스티알바이오텍은 탁월한 면역소재인 BioBRB를 개발해 면역 관련 질병의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의약품으로 개발 중”이라며 “현재는 그 중간단계로 건강기능식품 등에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물공학기술을 기반으로 여러 가지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물질은 고활성 면역다당체입니다. 과거부터 면역다당체는 많이 알려지기는 했습니다. 그것 때문에 각종 버섯이 유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제품은 그 효과가 크지 않아서 현재는 암환자들이 아니면 관심이 없습니다. 저희 소재는 바로 그와 같이 면역활성을 가진 물질을 연구합니다. 왜 면역활성을 가지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높은 면역활성을 가지게 되는지 연구해 과거보다 면역활성을 약 100배, 1000배 정도 높여주는 물질을 개발했습니다. 물질을 개발하고 보니, 그 물질은 암 환자에게 쓰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토피피부염, 천식에도 우수한 효과가 있고, 흔히 말하는 대사증후군에도 우수한 효과가 있다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이 대표는 “면역소재는 생각보다 다양하게 쓰일 수가 있다”며 “식품에서 만들어진 소재이므로 식품으로 판매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근에 과연 면역력을 올려줄 수 있다는 것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겠느냐는 고민 끝에 숙취해소제를 개발했습니다. 숙취 해소가 국내는 간의 해독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이미 해외는 숙취는 뇌에서 생긴 염증이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회사는 뇌와 관련된 염증성 질환을 조사하다가 숙취도 이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보고 우리 제품이 숙취에 효과가 있다면 아마도 앞으로 뇌와 관련된 연구를 해도 되겠다라는 생각으로 숙취해소제를 개발했습니다. 저희가 개발한 숙취해소제 ‘취트키’는 뇌의 염증을 줄여줄 수 있는 물질을 이용해서 만든 첫 번째 제품입니다.”
이 대표는 “STR 면역소재의 가장 큰 경쟁력은 다른 회사가 모방하기 매우 어렵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 분야의 연구는 워낙 변수가 많아서 다른 회사가 쉽게 따라올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안전성이 높으면서 면역활성이 높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이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일반인들에게는 면역력이라는 단어가 익숙하지만, 전문가들에게는 오히려 면역력이라는 것은 없다고 말할 정도로 애매한 단어입니다. 수많은 면역반응 중에서 도대체 어떻게 해야 우리의 면역력이 올라갔다고 말할 수 있는지 합의된 내용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와중에 저희는 모든 면역에서 가장 중요한 면역이 무엇인가를 찾아내고, 그 면역반응을 향상하면서 염증은 일으키지 않는 면역소재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이미 과거에 비록 면역활성이 낮지만 안전한 물질이 있었기 때문에, 그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면역활성은 높으면서 염증반응을 오히려 억제하는 면역소재는 정말로 찾기 어려운 물질입니다. 저희가 이러한 물질을 찾아내고도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 10년을 안전성 및 효능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에스티알바이오텍은 2016년에 20억원 투자를 받은 적이 있으며, 이번에 공장건설 및 신약개발을 위해 100억원 추가 투자를 받기 위해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고 기관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IR을 진행하고 있다.
“저희는 오랜 기간의 연구를 통해 최근에 염증억제 효능과 관련해 일반적인 항염증제는 세포막에서의 염증발생 신호전달의 차단을 통해 염증억제가 이뤄지는 반면, STR 면역소재는 탐식작용 활성화로 탐식 후 세포막에서의 신호전달을 종결시켜 염증억제가 이뤄지는 것을 밝혀, STR 면역소재의 안전성과 차별성을 입증했습니다. 특히 작용기전이 다른 두 소재의 복합소재를 통해 염증억제 효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음을 밝히고 만성염증성 질환인 비만 등 대사증후군 개선 치료제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에스티알바이오텍은 식품소재 및 사료첨가제 분야에 각각 소수의 고정거래처를 확보하고 있는데, 현재 고객사 추가 확보를 위해 10여개 국내외 기업과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창업 후 이 대표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이루어진 희귀난치병 헌터증후군 치료제 개발에 가장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며 “또한 국민보건 향상에 기여하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혁신적인 면역소재를 내 손으로 직접 개발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지금까지 해온 것보다 앞으로 할 일이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미래 의학의 관점으로 봐도 더욱 큰 보람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티알바이오텍은 아이템을 인정받아 강원대학교 강원춘천 강소연구개발특구 사업 지원 기업으로 선정됐다. 강소연구개발특구는 혁신 역량을 갖춘 대학·정부출연연구기관 등 지역에 소재한 주요 거점 기술핵심기관을 중심으로 소규모·고밀도 공공기술 사업화 집약 공간을 연구개발특구로 지정·육성하는 제도다. 기업은 기술사업화 자금, 인프라·세제 혜택, 규제 특례 등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받는다.
“에스티알바이오텍은 강원춘천 강소연구개발특구 출범 이전부터 강원대학교와 긴밀한 산학협력사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지금까지 정부연구과제, 연구장비사용, 기술자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강원춘천 강소연구개발특구 사업으로 기존의 R&D 협력사업은 물론 마케팅 지원 등 비 R&D 분야까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에스티알바이오텍은 연구중심의 바이오 벤처기업으로 직원 32명 중 1/2 이상이 연구원이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 대표는 “은퇴하기 전까지 최대한의 성과를 거둬 기업가치를 높이고 코스닥 상장을 목표하고 있다”며 “에스티알바이오텍이 면역소재 분야에서 세계적인 강자로 우뚝 설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하고 싶다”고 말했다.
설립일 : 2000년 2월
주요사업 : 면역 소재 신약개발, 면역 소재 수익사업, 생물공정 기반 수익사업
성과 : 2022년 매출액 25억원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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