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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만 해도 미국의 경기침체를 우려했던 월가가 3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높이고 있다. 예상과 달리 여러 악재 속에서도 미국 경제가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4분기 이후에도 경제 성장이 지속될지를 놓고선 의견이 엇갈린다.
◆각종 악재에도 美성장 가속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오는 26일 미국의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발표를 앞두고 전망치를 기존 3.7%에서 4.0%로 상향했다. 경제컨설팅사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 역시 3분기 전망치를 4.4%에서 4.6%로, 4분기 전망치는 1.0%에서 1.2%로 높여 잡았다.이는 미국의 1·2분기 경제성장률인 각각 2.2%, 2.1%(수정치 기준)와 비교해서도 성장이 가속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미국 3분기 성장률 전망치는 4.3%로 추산됐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인상, 학자금 상환 재개, 장기화하는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등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 경제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WSJ는 "지금쯤 미 경제는 둔화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오히려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며 "Fed가 기준금리를 다시 올려야 하는지 고민하는 사이 애널리스트들은 경제전망을 상향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미국의 노동시장은 3분기 더욱 강세를 보였다. 9월 한 달간 일자리는 33만6000개 증가했다. 7월의 23만6000개, 8월의 22만7000개보다 더 많이 늘었다. 이는 실물경제에 중요한 소비 지출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소매 판매는 지난 6월 0.2% 늘어나는 데 그쳤으나 7~9월에는 각각 0.6%, 0.8%, 0.7% 증가했다.
주춤했던 제조업도 반등 조짐을 나타냈다. 산업생산 가운데 제조업 생산은 8월 0.1% 감소한 이후 9월 0.4% 증가했다. 반면 물가상승률은 작년 6월 9.1%에서 올해 9월 3.7%로 떨어지는 등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Fed 주요 인사들은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 압력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지 않는 한 추가 금리 인상을 보류할 것임을 시사했다. Fed는 지난 19개월 동안 기준금리를 22년 만에 최고치인 5.25~5.5%로 끌어올렸다.
◆'골디락스' 전망엔 부정적
앞으로 경제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먼저 누적된 긴축의 시차 등을 고려할 때 현재 경제 추진력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두 번째는 경제가 계속 뜨거운 상태를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Fed가 추가로 금리를 인상하게 되고, 경기침체 위함이 높질 수 있다.
마지막은 최고의 시나리오인 골디락스(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이상적인 경제 상황)다. 이는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며 Fed가 금리를 올리지 않아도 강력한 경제성장이 지속된다는 얘기다.
다만 아직 대다수 전문가는 골디락스 같은 낙관적 시나리오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S&P글로벌의 벤 허즌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노동시장 등에 변화가 있었냐"며 "그렇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리틀 버핏'으로 불리는 헤지펀드계의 거물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캐피털 회장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경제는 최근 데이터가 시사하는 것보다 빠른 속도로 둔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채권왕'으로 유명한 빌 그로스는 최근 지방은행들의 붕괴, 오토론 연체율 등을 지적하며 "4분기 침체를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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