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개 '보비'가 31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23일(현지시각) '기네스 세계 기록'은 포르투갈의 목축견인 '하페이루 두 알렌테주' 종 수컷인 보비가 지난 20일 동물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보비는 총 31년165일을 살았다. 하페이루 두 알렌테주종의 평균 수명은 보통 12∼14년에 불과하다.
보비를 여러 차례 만난 수의사 캐런 베커 박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보비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그는 "사랑스러운 소년이 날개를 얻었다. 그 어떤 개보다 오래 살았지만 보비를 사랑한 사람들에게 1만1478일이라는 시간은 절대 충분치 않다"고 적었다.
보비는 지난 2월 기네스 세계 기록에서 현존하는 최고령 개로 등재됐다. 앞서 최고령 개로 불렸던 오스트레일리아의 래브라도 리트리버와 목축견 혼혈인 칠라는 1983년 3월 32살의 나이로 하늘로 갔고 1939년 11월 호주 블루이는 29살의 나이로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
보비는 포르투갈 콘케이로스에서 사형제로 태어나 주인인 레오넬 코스타 가족과 평생을 보냈다.
보비는 태어난 지 얼마 안 돼 죽을 뻔했지만 살아남았다. 당시 코스타 가족은 이미 동물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코스타의 아버지는 강아지들을 키울 수 없다고 결정했다. 코스타는 기네스에 "안타깝게도 당시에는 동물들이 살아남지 못하게 구덩이에 묻는 것이 정상적인 것으로 여겨졌다"고 밝혔다.
코스타의 부모는 보비의 모견이 자리를 비운 사이 강아지들을 데려갔지만 실수로 보비를 남겨뒀다. 당시 별채에 쌓여 있던 나뭇가지 더미들 사이에 숨어 있던 보비를 코스타의 부모가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며칠 뒤 코스타와 형제들이 보비를 발견해 몰래 돌보기 시작했다. 코스타의 부모가 보비의 존재를 알게 됐을 때는 이미 보비가 눈을 뜬 뒤였다.
코스타는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차분하고 평화로운 환경이 보비가 오래 사는 데 도움이 됐다고 여겼다. 보비는 사슬이나 목줄에 묶여 지내지 않고, 집을 둘러싼 숲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것을 즐겼다.
코스타는 보비의 식단도 장수에 도움이 됐다고 여겼다. 코스타는 "우리가 먹는 걸 개들도 먹었다"고 말했다. 다만 코스타는 보비 음식은 물에 담가 조미료를 없애고 줬다. 보비의 모견도 18살까지 살았고, 가족의 또 다른 반려견도 22살까지 살았다.
베커 박사는 "코스타에게 보비의 장수 비결을 묻자 그는 '좋은 영양, 자연과의 끊임없는 접촉, 주변 환경을 관찰할 수 있는 자유, 수의사의 꾸준한 보살핌, 그리고 사랑이다. 보비는 깊은 사랑을 받는다는 걸 알았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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