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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찬바람이 ‘쌩쌩’ 불던 중국 증시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3분기 경제성장률이 4.9%로 시장 예상치(4.5%)를 웃돌았다는 최근 중국 정부의 발표가 방아쇠가 됐다.
24일 증권가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하나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이 이달 중순부터 중국 증시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담은 리포트와 코멘트를 내고 있다. 지난 18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올해 3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4.9%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뒤 이런 전망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 정부의 경제성장률 목표치(5% 안팎)는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 1~3분기 누적 경제성장률은 5.2%다.
미·중 패권경쟁이 완화할 기미를 보이는 것도 낙관론이 고개를 드는 배경이다. 외신들은 다음달 미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내년 재선을 노리는 바이든 대통령과 경기 침체 등으로 위기에 몰린 시 주석 모두에게 이번 정상회담이 중요한 이벤트가 될 수 있다”며 “경기 반등에 정치적 긴장 완화까지 겹칠 경우 중국 관련 주가지수가 연내 평균 10~13%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동안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아온 지방정부의 부채도 해결 기미가 보이고 있다. 박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방정부 부채가 많이 쌓였던 중국 내 20개 이상 지역에서 지난달 초부터 최근까지 채권이 무사히 롤오버(만기 연장)됐다”며 “관련 위험(리스크)이 단기적으로 해소되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내수 진작을 위한 추가 조치가 나올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하나증권은 최근 중국 추천 종목 포트폴리오에서 △BOE △윌반도체 △베이팡화촹 △SMIC △마오타이 △중신증권 등을 유망 종목으로 제안했다.
여전히 중국 시장을 부정적으로 보는 전문가도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경제에 대한 낮아진 눈높이와 본질적인 고민’이라는 리포트에서 “최근 나오는 긍정적 반응은 기대치가 워낙 낮았던 데 따른 것”이라며 “중국 경제의 단기 모멘텀이나 추세는 전혀 긍정적인 모습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의 성장 잠재력이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게 훼손되고 있어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가파른 하락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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