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클럽’으로 지목돼 수사를 받고 있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검찰에 출석하면서 “아들을 한두차례 지원한 건 경제공동체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강백신 부장검사)는 25일 오전 곽 전 의원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곽 전 의원과 아들 병채씨의 경제적 관계, 병채씨가 퇴직금 명목으로 화천대유자산관리로부터 받은 50억원(세후 25억원)의 성격 등을 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곽 전 의원은 이날 조사에 들어가기 전 “하나은행에 영향력을 행사한 적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검찰이 2년째 조사하고 있지만 나와 관련된 자료는 아무것도 (나온 것이) 없다”면서 “나와는 무관하다”고 답했다. 그는 “(검찰이 나와 아들을) 경제공동체라고 하는데 한두차례 지원해준 것이 경제공동체는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곽 전 의원은 병채씨가 취업한 뒤 전세보증금 2000만원을 지원받았다는 의혹도 부인했다.
곽 전 의원은 2015년 화천대유자산관리가 참여한 성남의뜰 컨소시엄 와해 위기를 막아주고 그 대가로 아들 병채씨 퇴직금 등 명목으로 화천대유의 대주주 김만배 씨에게 50억원(세후 25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산업은행 컨소시엄 소속이던 호반건설이 하나은행에 ‘성남의뜰에서 이탈하자’고 압박했지만 김씨 부탁을 받은 곽 전 의원이 하나은행에 영향력을 행사해 이를 막아줬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2월 곽 전 의원을 기소했지만 그는 지난 2월 1심에서 핵심 혐의인 뇌물 수수 및 알선 수재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만 벌금 800만원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하나은행 컨소시엄 이탈 위기가 존재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곽 전 의원이 실제로 하나금융지주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뇌물 수수 혐의를 두고도 “아들의 퇴직금 50억원을 곽 전 의원이 직접 받았다고 볼 정도로 혐의가 증명되지는 않았다”고 했다.
판결에 불복한 검찰은 곧바로 항소한 뒤 보강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병채씨에게도 뇌물 혐의를 적용해 직접 소환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검찰은 조사과정에서 곽 전 의원 부자에게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