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사과값 급등은 생산량 감소 탓이다. 봄철 개화기 이상고온으로 사과꽃이 일찍 핀 데다, 이후 기온 급락에 따른 냉해까지 겹치면서 한 그루에 달린 열매가 작년에 비해 16%나 줄었다. 그 결과 올해 사과 생산량은 43만5000t으로 작년(56만6000t)보다 20% 이상 감소할 전망이다.
대형마트에서 바나나, 오렌지는 물론 키위 망고 아보카도 파인애플 체리 등 20여 종의 수입 과일을 일상적으로 사 먹을 수 있는 시대다. 그런데 사과 배 등 일부 품목은 예외다. 정부가 동식물위생·검역조치(SPC)에 따라 수입을 제한하고 있다. 과실파리 등 국내에 없는 병해충이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수입이 불가능한 건 아니다. 8단계로 이뤄진 검역당국의 수입위험분석(IRA)을 통과하면 된다. 1993년 이후 미국 독일 뉴질랜드 등 11개국이 사과에 대한 IRA를 신청했지만, 아직 통과한 나라가 없다. 이들 국가가 30년간 이어진 사실상의 비관세 무역장벽을 거두라고 지속해서 우리 정부에 요구하는 배경이다.
재배 농가를 보호하려는 정부 고충을 이해 못할 바 아니다. 하지만 국내 작황에만 사과 수급과 가격을 맡기기보다 일정 정도 시장을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할 때가 됐다.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서도, 탄력적인 물가 대응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수출 효자 품목인 딸기, 포도(샤인머스캣), 배 등 한국산 과일 ‘3총사’는 동남아 미국 대만 중국 등에서 고급 과일로 분류돼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1억6700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외국산 과일 추가 개방은 한국 과일 수출 확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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