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면·리의 행정 책임자인 이장과 도시지역 행정동 책임자인 통장은 행정조직의 최말단에 있지만 하는 일이 생각보다 많다. 법규로 명시되진 않았지만 책임과 역할은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다. 민방위 훈련 및 소집 통지서 전달, 주민등록과 전입신고 내용의 사실 여부 확인, 전시 생필품 보급 등 각종 법령에 따른 업무가 다양하다. 주민의견 수렴 및 전달, 주민 화합 단결과 이해 조정, 정부 홍보물 전달과 각종 통계조사 업무 지원, 농지 경작·가축 사육·국공유 재산실태 등 사실확인 업무, 재해 예방과 대응, 저소득층과 위기가정 등 복지 사각지대 발굴도 이들의 몫이다.
일이 생각보다 고되다 보니 이장·통장 구인난을 겪는 곳이 적지 않다고 한다. 전남의 경우 이장·통장 10명 가운데 7명이 60대 이상일 정도로 고령화가 심각하다. 70대도 23%나 된다. 1990년대 이후 ‘반장’은 유명무실해졌지만, 통·반장이 주민통제 도구로 여겨진 과거의 경험도 한몫하는 듯하다. 통신비와 건강검진비 지원 등 이장·통장 처우 개선에 나선 지방자치단체도 여럿이다. 국민의힘이 현재 30만원인 이장·통장의 기본수당을 40만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내년 총선 공약으로 내놔 ‘퍼주기’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국 이장·통장 9만8639명의 기본수당을 10만원 더 주려면 연간 1381억원이 필요하다고 한다. 고물가 시대에 이들의 역할에 비해 과한 것인지 다시 생각해볼 일이다.
서화동 논설위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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