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미는 학교 강당의 작은 무대에서 아돌프 아담의 오페라 ‘르 토레아도르’의 곡 ‘아, 어머니께 말씀드리죠’와 뮤지컬 ‘마이 페어 레이디’의 ‘나는 밤새 춤출 수 있어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모든 산을 올라가 보아요’ 등을 불렀다. 조수미는 공연이 끝난 뒤 “‘꿈을 찾기 위해 세상의 모든 산을 전부 올라가 보라’는 가사를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공연의 절정은 마지막 곡 ‘아리랑’을 부를 때였다. 반주자가 잠시 무대를 내려간 것을 모른 채 공연을 진행하려고 한 학생 사회자들이 당황하자, 조수미가 직접 피아노를 쳤다. 관객들은 조수미의 반주에 맞춰 아리랑을 함께 불렀다. 공연이 끝나자 학생들은 한국말로 “사랑해요”라며 기립 박수를 보냈다.
2005년 뉴욕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설립된 이 학교는 전교생에게 한국어와 한국문화 프로그램을 필수 교육과정으로 제공하고 있다. 설립자인 세스 앤드루는 한국에서 원어민 교사 생활을 한 뒤 한국 교육 시스템을 이 학교에 도입했다.
이날 공연에서도 한복과 한글이 쓰인 티셔츠를 입은 학생들이 행사를 진행했다. 이들은 행사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라며 자리를 안내했다. 조수미는 “음악으로 모든 걸 초월하고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싶었다”며 “나이와 관계없이 학생들과 감정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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