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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시장 전망을 웃도는 3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의 부진한 실적을 털고 올 2분기 성장 궤도에 진입한 뒤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주가는 인공지능(AI)과 결합한 클라우드 사업 실적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빅테크들의 성장과 주가 상승에 힘입어 미국 증시 전체 시가총액이 4조달러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미국 증시에서 애플, MS, 메타 등 ‘매그니피센트 7’으로 불리는 빅테크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MS는 24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3분기에 565억2000만달러의 매출과 222억9000만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늘어나며 시장 전망치(545억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순이익도 27% 급증했다. 주당순이익은 2.99달러로 예상치(2.65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MS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를 포함한 지능형 클라우드 부문 매출이 242억6000만달러로 작년 3분기보다 19% 증가했다. 특히 애저 매출은 예상치(26%)를 뛰어넘는 29%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고객이 디지털 부문에서 MS 클라우드를 사용해 비용 대비 최대한의 가치를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실적 발표에 힘입어 MS의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3.89% 상승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도 좋은 성적표를 내놨다. 올 3분기 766억9000만달러의 매출과 주당 1.55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월가 예상치인 매출 759억7000만달러, 주당순이익 1.45달러를 웃돌았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 작년 3분기 이후 네 분기 만에 두 자릿수 증가율이다. 순이익(196억9000만달러)도 42% 급증했다.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광고 부문의 성장이 큰 역할을 했다. 지난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0% 늘어난 596억5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클라우드 부문 매출도 84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하지만 시장 예상치(86억4000만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알파벳 주가는 이날 1.69% 상승으로 거래를 마친 뒤 시간 외 거래에서 6.07% 하락했다. 클라우드 사업은 빅테크들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구글은 점유율 1위인 아마존과 2위 MS를 따라잡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챗GPT 같은 생성형 AI가 클라우드 서비스에 결합하면서 이를 활용하기 위한 기업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성 AI 열풍으로 시작된 빅테크의 성장세가 미 증시 전체 호황을 이끌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매그니피센트 7으로 불리는 애플, MS, 메타, 아마존, 알파벳, 엔비디아, 테슬라 등 빅테크 7개사의 시가총액은 올 한 해 4조달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S&P500지수를 40포인트 밀어 올린 것이다.
세계 주요국 증시를 포괄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의 세계지수(MSCI ACWI)에서 미국 기업들의 시총 비중도 10년 전 50% 미만에서 현재 61%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매그니피센트 7의 성장에 힘입어 미 증시 강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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