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블룸버그는 수탁자인 미국 씨티그룹이 채권 보유자들에게 보낸 통지를 입수해 “비구이위안이 유예기간 내 어음에 대한 이자를 지불하지 않은 것은 채무불이행 요건에 해당한다”고 고지했다고 보도했다.
비구이위안이 디폴트에 빠지면서 씨티그룹은 채권 원금 총액의 25%에 해당하는 채권자들이 상환을 요구하면 비구이위안에 즉시 원금과 이자 상환을 촉구해야 한다. 블룸버그는 “아직 채권자들이 이런 요구를 했다는 신호는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비구이위안은 지난달 17일 만기인 1540만달러 규모의 달러 채권 이자를 상환하지 못해 30일간의 유예기간을 얻었다. 그러나 지난주로 만료된 유예기간 내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다. 앞서 지난 10일 비구이위안은 “달러 표시 채권뿐 아니라 상환 기한이나 유예 기한이 도래하는 모든 역외 채무에 대한 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공시했다.
한때 중국 최대 건설업체였던 비구이위안은 8월 달러 채권 이자 2250만달러를 지급하지 못해 디폴트 위기에 놓였다. 이후 이자를 지급해 디폴트를 피했으나, 연이어 달러 채권의 이자 지급 기한이 도래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자금 확보가 어려워진 탓이다.
비구이위안은 27일에도 만료 기한이 연장된 달러 채권의 이자 4000만달러를 지급해야 하고, 이후 내년 1월까지 순차적으로 총 1억1575만달러의 달러 채권 이자를 상환해야 한다.
블룸버그는 “비구이위안은 이제 중국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2021년 중국 에버그란데(헝다)그룹의 디폴트보다 더 큰 충격이 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구이위안의 디폴트가 침체된 중국 부동산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크다. 비구이위안 외에도 헝다와 국유 기업 위안양 등이 최근 디폴트 위기를 맞았다. 부동산 시장이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하는 중국 경제에 미칠 파장도 우려되고 있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중국이 톈진, 충칭 등 지방정부 12곳을 ‘채무불이행’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하고 추가 융자를 제한하는 조치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들 지방정부는 향후 중앙정부 허락 없이 철도역 등 대규모 인프라 건설을 할 수 없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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