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록수 두 그루 로고'로 유명한 코오롱스포츠가 올해로 반백살을 맞았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하 코오롱FnC)가 전개하는 코오롱스포츠는 1973년 한국 최초의 등산복을 출시한 국내 최장수 아웃도어 브랜드다. 꾸준한 연구개발(R&D)에 바탕을 둔 기술력으로 아웃도어 시장을 이끌어온 코오롱스포츠은 한국과 중국을 넘어 북미 시장까지 공략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이하 코오롱FnC)의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가 26일 서울 용산구에서 열린 '5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북미 시장 진출 계획을 밝혔다. 코오롱스포츠가 50년간 쌓아온 기술력을 앞세워 현지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포부다.
코오롱스포츠가 북미 진출을 결정한 건 국내 아웃도어 시장의 경쟁이 과열됐기 때문이다. 시장 규모가 작을 뿐 아니라 비교적 단조로운 국내 자연환경의 특성상 코오롱스포츠의 기술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차별화를 꾀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코오롱스포츠 관계자는 "한국에는 고도 2000ｍ 이상의 산이 없지만 북미는 그렇지 않다"며 "우리의 기술력을 증명할 수 있는 좋은 무대라고 본다"고 말했다.
북미 진출을 본격적으로 준비한 건 지난해부터다. 전담 조직을 꾸려 북미 시장에 최적화된 제품을 개발 중이다. 코오롱스포츠의 최대 무기는 경량화 기술이다. 경량 등산스틱을 시작으로 경량 백팩·텐트 등을 순차적으로 출시하며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북미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 1963년 코오롱이 나일론 국내 생산에 성공한 지 10년 만에 탄생한 코오롱스포츠는 자체 기술력으로 만든 국내 최초 등산복을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코오롱스포츠의 대표 제품인 '안타티카'도 꾸준한 R&D의 산물이다. 남극 세종기지 연구진을 위해 극강의 추위를 견딜 수 있는 피복을 개발했는데, 이를 제품화한 게 안타티카다. 2012년 출시된 안타티카는 누적판매액이 2300억원에 달한다. 이외에도 정보통신(IT)기술을 융합해 극한의 상황에서 생명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한 제품인 '라이프텍'도 출시했다.
코오롱스포츠의 또 다른 '롱런' 비결은 자기 혁신이다. 지난 2019년 시작한 리브랜딩 작업이 그 예시다. 젊은 고객을 아우르는 디자인을 적용했고, 솟솟리버스·솟솟618 등 콘셉트 스토어를 통한 공간 마케팅도 강화했다.
이같은 노력에 코오롱스포츠는 팬데믹 기간에도 매출 신장을 이어온 바 있다. 지난해 3300억원을 기록한 국내 매출은 올해 4000억원대에 안착할 전망이다. 중국 시장에서도 선전 중이다. 2017년 현지 기업인 안타그룹과 손잡고 진출한 후 현재 16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올해 상반기 2000억원(리테일 기준) 매출을 달성한 만큼 올해 4000억원 매출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속가능한 아웃도어 브랜드가 되기 위한 노력에도 적극적이다. 올해 전상품의 50%를 친환경 소재·공법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달성했다. 원활한 의류 재활용을 위해 단일 소재로만 제작한 '모너 머티리얼' 상품군도 늘리는 중이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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