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이자 아이돌 프로듀싱의 대가로 불리는 박진영이 '디바'로 불리는 인순이, 박미경, 신효범, 이은미와 함께 '골든걸스'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박진영은 26일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웨딩홀에서 진행된 KBS 2TV '골든걸스' 제작발표회에서 "제가 먼저 기획해서 방송을 하는 게 데뷔 30년이 다 돼가는데 처음"이라며 "이들의 목소리, 감성을 트렌디하게 작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너무 하고 싶었다"면서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골든걸스'는 K팝을 이끄는 대표 엔터사 중 하나로 꼽히는 JYP엔터테인먼트 박진영 대표 프로듀서와 KBS가 손잡고 새로운 걸그룹을 탄생시킨다는 콘셉트의 프로그램. 이미 수많은 히트곡을 가진 4인의 디바인 박미경, 신효범, 이은미, 인순이를 박진영이 어떤 모습으로 프로듀싱할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연출자인 양혁 PD는 "박진영 프로듀서와는 과거 '우리동네 예체능' 농구편을 같이 하며 인연을 맺었는데, 처음 연락을 받고 섭외 얘기만 들었는데도 한숨이 먼저 나왔다"고 고백해 폭소케했다. 양혁 PD는 "선생님들께서 각 분야에서 대가들 아닌가"라며 "가수로서 커리어도 정점을 찍었는데, 과연 그룹으로서, 방송으로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박진영 프로듀서의 진심이 프로그램에 많이 녹아들어 간 거 같다"고 전했다.
박진영은 "누나들에게 연락드릴 때 방송이 아니라 이 누나들이 멋지게 활동했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며 "현재 우리나라 음악 시장은 크게 아이돌과 트로트, 둘로 나뉘는데, 이런 누나들이 멋지게 활동해줬으면 했다"는 취지를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누나들이 활동해야 막 데뷔한 보이그룹, 걸그룹 멤버들을 따라가게 된다. 40대, 50대의 모델이 필요한 데 없었다"며 "누나들 팬으로서 활동하길 바랐고, 후배 가수들이 '우리도 나중에 저렇게 할 수 있구나' 느꼈으면 했고, 전 세계 K팝 팬들이 K팝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라, 이 누나들이 있었기에 저도 있고, 지금의 아이돌이 있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골든걸스' 멤버들이 함께할 음악, 무대, 퍼포먼스까지 완벽한 콘셉트가 잡힌 상태라고 강조했다. 박진영은 "이 프로젝트에 자신이 없었다면 시작도 안 했을 것"이라며 "그 곡의 그 무대는 누나들만 할 수 있다. 누나들이 했던 건 아니지만 다른 가수는 못 한다"면서 스탠드 마이크와 백라이트 위치 등 구체적인 비주얼까지 설명했다.
박진영은 이어 "우린 외모로 대결해야 해서 우선 누나들에게 보디라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다"며 "이 상태에서 리듬이 나오고 넷이 노래를 부르는 건데, 아무도 보지 못했지만 저는 머릿속에서 이걸 보고 몸에 전율이 왔다. 이걸 하기 위해 누나들을 섭외한 거다"라고 전했다.
인순이는 데뷔 46년 차 베테랑이자 골든걸스 황금 '맏내'로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팀 내 맏언니이지만 막내처럼 가장 트렌디한 모습을 뽐낸다는 설명이다.
인순이는 박진영의 제안을 듣고 "얘가 미쳤나 싶었다"고 솔직했던 심경을 전해 폭소케 했다. 그러면서 "제가 저희 멤버 중 박진영 프로듀서에게 지적 많이 받았다"며 "저 때는 입을 크게 벌리고 목젖이 보여야 한다고 했다. 입도 크게 벌리고, 발음도 연필을 입에 물고 연습했는데, 요즘은 발음 뭉개고, 인상 쓰지 말고 하라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결국 입술을 모아서 '요'렇게 하고 노래했다"며 "'트렌드가 이렇게 흘러가나' 느꼈다. 누가 저희에게 이래저래 하겠나. (박)진영이니까 가능한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박진영이 "누나들이 기분 나쁘지 않게 말하는 게 힘들면서도 재밌었다"고 말한 것과 반대로, 인순이는 "기분을 안 상하게 한다고 했지만, 기분은 상했다"고 폭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웃어가며 말해주고 그래서 입도 줄이고, 이마에 테이프 붙여가면서 했다"고 말했다.
인순이는 이어 "초심으로 돌아간 거 같다"며 "연습하고, 땀이 나서 머리를 짰는데 물처럼 나오더라. 노래한 지 46년 됐는데 그런 적이 처음이었다"고 신인 걸그룹으로 데뷔를 위해 열정을 갖고 준비하는 과정을 전했다.
박미경은 골든걸스 '예능캐'로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무대를 뒤집어 놓았다'는 유행어를 가진 박미경은 팀 내 '긍정 요정'으로 에너지를 불어넣으며 팀의 활기를 이끈다.
박미경은 "박진영 프로듀서가 제 취향이 아닌, 원하지 않는 걸 자꾸 끄집어낸다"며 "제가 못하니까 눈만 웃으면서 말을 하는데, 그게 저를 움직였다"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자칭 '비주얼 담당' 신효범은 매콤한 입담으로 웃음을 자아낸다는 평이다. 한국의 휘트니 휴스턴으로 불리는 '소울 디바'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신효범은 "처음엔 '뜨악'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아, 이걸 내가 배워야 하는구나' 싶었다"며 "따르지 않으면 안 되는 순간이 오더라. 그러면서 이전의 것들을 벗어나는 것이 느껴지는데 그게 참 기분이 좋았다"고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맨발의 디바' 이은미는 골든걸스 카리스마 막내로 활약한다. 이은미는 무대 위에서 탄성을 자아내는 섹시미부터 사랑스러운 애교, 잔망까지 '만능 막내'의 보여준다는 전망이다.
이은미는 "솔리스트로 34년을 살다가 골든걸스 막내가 됐다"며 "박미경 씨, 신효범 씨와는 다들 30년 넘게 친구로 지냈고, '언젠가 함께하는 무대를 만들자'고 했는데 드디어 함께할 수 있게 됐다. 약속을 잊지 않는다면 실현된다는 걸 '골든걸스'로 실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골든걸스'는 27일 처음 방송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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