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혁신위원 인선안을 의결했다. 지난 23일 임명된 인 위원장까지 총 13명이다. 혁신위원으로는 현역 의원 중에 유일하게 서울 서초구를 지역구로 둔 박성중 의원(재선)이 참여한다. 당내에선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은 인사로 분류된다.
전직 의원 중에선 김경진 서울 동대문을 당협위원장과 오신환 서울 광진을 당협위원장이 합류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당 소속으로 광주에서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호남 인사지만, 검사 출신으로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 후보의 공보특보 단장을 맡은 친윤계다. 오 위원장은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출신으로 유승민 전 의원과 가깝지만, 최근에는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맡아 오세훈계로 평가된다.
여성으로 정선화 동국대 보건의료정보학과 겸임교수, 이소희 변호사, 이젬마 경희대 국제대학 교수, 임장미 마이펫플러스 대표, 박소연 서울아산병원 조교수, 최안나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송희 전 대구 MBC 앵커 등 7명이 이름을 올렸다. 2000년대생인 박우진 경북대 농업생명과학대학 학생회장을 포함해 1980년 이후 출생자가 6명이다.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정해용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이 혁신위원을 맡았다. 인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실력으로 능력 있는 사람을 뽑았고, 자연스럽게 지역 안배가 됐다”며 “특정 지역의 대표성을 가져야 한다고는 생각 안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평소 당 지도부에 각을 세워온 인사들은 포함되지 않았다.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윤희숙 전 의원 등은 혁신위원 제안을 받았으나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혁신위원 인선을 놓고 여권에서는 인 위원장이 강한 주도권을 행사하며 혁신위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 위원장은 이날 ‘비윤계 인사가 없다’는 취재진 지적에 “제가 쓴소리 많이 하겠다.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이어 “저는 원래 남 이야기를 잘 안 듣는다. 걱정할 것 없다. 소신껏 살아왔다”는 말도 꺼냈다.
한 초선 의원은 “‘낙동강 하류 세력 배제’ 발언과 관련해서는 인 위원장이 농담으로 포장했지만 말에 뼈가 있다. 정치적 언어를 잘 구사한다”며 “인 위원장이 리더십을 가져가면 혁신위원이 누구인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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