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접근금지 명령을 받고도 6세 딸을 둔 옛 연인을 찾아가 살해한 30대 스토킹범이 "검찰이 요청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이 필요하지 않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이 남성의 범행으로 엄마 없이 남겨진 딸은 현재 정신적 충격으로 심리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살인과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의 변호인은 인천지법 형사15부(류호중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2차 공판에서 "피고인은 중형이 예상되고 그 기간 피고인의 폭력성이 교정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밝혔다.
앞서 A씨는 지난 7월 17일 오전 5시 53분께 인천 남동구의 한 아파트 복도에서 옛 연인이자 6세 딸의 어머니인 B씨의 가슴과 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범행 당시 A씨는 B씨의 비명을 듣고 집 밖으로 나와 범행을 말리던 B씨의 어머니에게도 흉기를 여러 차례 휘둘러 양손을 크게 다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앞선 폭행과 스토킹 범죄로 지난 6월 "B씨로부터 100m 이내 접근하지 말고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도 금지하라"는 법원의 제2∼3호 잠정조치 명령을 받고도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검찰은 "A씨는 법원의 잠정조치를 위반한 채 지속해서 피해자를 찾아가 잔인하게 살해했다"며 "재범 위험성이 높고 범행 수법이 매우 잔인하다"며 지난달 18일 법원에 A씨에 대한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청구했다.
하지만 이날 공판에서 A씨의 변호인은 "범행 동기가 피해자에 대한 배신감과 상실감이라는 개인적 원한이었고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범행은 아니다"라며 "재범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편 B씨의 유족은 지난달 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피해자의 생전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한 뒤, "첫 재판을 앞두고 보복살인이 아니라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스토킹 범죄와 관련해 많은 피해자가 안전해질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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