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올해 3분기 경기침체 와중에도 역대급 호실적을 올렸다. 주력인 생활가전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데다 신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자동차 전장 사업 수익성도 높아지면서 전사적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LG전자는 지난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99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5% 증가했다고 27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0조7094억원으로 2.2% 감소했으나 순이익은 4852억원으로 44.2% 늘었다.
매출 규모는 다소 감소했으나 역대 3분기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었던 지난해 3분기(21조1768억원)에 근접했다. 올해 3분기는 전장과 냉난방공조(HVAC)와 같은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이 호조를 보이며 실적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 관계자는 "3분기 경기 둔화와 수요 감소가 지속되는 여건 속에서도 B2B 사업이 확대됐다"며 "올 들어 매출에서 B2B 사업 비중은 30%대 중반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2030년까지 B2B 매출액을 40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생활가전(H&A) 사업본부는 올 3분기 매출 7조4574억원, 영업익 5045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주요 제품의 제품군을 확대하는 전략적 시장 공략과 냉난방공조, 부품, 빌트인 등 B2B 비중 확대를 지속하며 탄탄한 실적을 달성했다"고 했다.
미래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전자장치부품(VS) 부문은 매출 2조5035억원, 영업익 1349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3분기 기준 최대, 영업익은 전 분기를 통틀어 가장 높았다. 전장 수주 잔액은 연말 10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전장 사업은 안정적 수익 구조를 확보, 올해 처음으로 연간 매출액 10조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회사 측은 VS 부문에 대해 "머지 않아 회사 전체 성장을 주도하는 주력사업 반열에 올라설 것"이라고 기대했다.
LG전자는 전기차 전환 가속화 추세에 발맞춰 최근 헝가리 미슈콜츠에 전기차 생산부품 공장 구축 계획을 발표하는 등 지역별 거점 생산기지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는 매출액 3조5686억원, 영업이익 1107억 원을 기록했다. 수요회복 지연에 대응하는 효율적 운영으로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다소 줄었지만, 연말 성수기에 앞선 판매 확대로 직전 분기 대비 두 자릿수 이상 늘었다. 영업이익은 마케팅 자원투입 효율화와 수익성이 높은 플랫폼 기반 콘텐츠·서비스 사업의 성장에 따른 수익구조 다변화 등에 힘입어 안정적인 실적을 냈다.
정보기술(IT) 사업을 담당하는 비즈니스솔루션(BS)은 매출액 1조3309억원, 영업손실 205억원으로 집계됐다. IT 수요 둔화 여파로 매출과 수익성이 약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회사 측은 올 4분기에도 탈(脫)가전을 중심으로 한 체질 개선을 이어갈 방침. 앞서 지난 7월 LG전자는 비(非) 하드웨어·B2B·신사업 등을 3대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2030년까지 매출 100조 기업 도약을 선언한 바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4분기도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더욱 가속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연말 성수기 주요 제품 판매를 확대하는 한편, 전장 사업을 앞세운 B2B 고성장을 지속하며 매출 성장을 이어가는 등 안정적 수익구조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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