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시오니스트(유대민족주의) 정권 범죄가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이것이 모두를 행동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슬람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은 이라크와 예멘 후티 반군, 시리아, 레바논의 헤즈볼라 등 시아파 국가 및 무장단체들을 지원하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친(親)이란 반(反)미국 성향의 세력을 ‘시아파 벨트’로 일컫는다.
이란이 참전하면 이번 분쟁은 중동 전체로 확산할 수 있다. 미국은 이를 우려해 이란에 개입하지 말 것을 압박해왔다. 하지만 이날 라이시 대통령은 “미국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하면서 이스라엘에 전방위적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며 대립각을 세웠다.
가자지구뿐 아니라 이스라엘 북부와 인접한 레바논 국경지대에서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의 교전이 격화되고 있는 점도 중동전쟁 확산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란이 세계 원유 수송량의 20%가 통과하는 항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 유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도 전 세계가 이란의 행보에 주목하는 이유다.
이란이 개입해 중동전쟁으로 확산하면 이스라엘과 서방에는 큰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스라엘과 미국 모두 이란에 대한 발언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8일 전쟁 2단계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에서 이란과 관련한 질문에 “이란은 악의 축”이라면서도 “7일 공격(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에 이란이 개입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스라엘은 이란 등과의 전쟁 확대에는 관심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모든 전선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