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전면전 대신 '부분 지상전' 택한 이유는

입력 2023-10-29 19:48   수정 2023-10-29 19:49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전면적 공격 대신 단계별로 지상 작전을 확대하는 것은 미국의 조언 때문이라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미국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가자지구 지상전에 대한 이스라엘의 접근법이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등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들의 제안과 일치했다고 전했다.

앞서 이스라엘 베냐민 네탸나후 총리는 이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상대로 한 전쟁에서 '두 번째 단계'에 진입했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보병·기갑·전투 공병 부대를 동원해 가자지구 북부에 진입, 대규모 폭격과 포격을 수반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침공'이나 '전면전'이라는 언급은 피했다.

이스라엘이 사실상 지상전에 돌입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주요 언론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번 이스라엘군의 지상 작전이 규모가 상당하더라도 상대의 영토를 장악해 나가는 침공이나 전면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진단도 나온다.

지금까지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격 규모는 이스라엘군 관계자들이 처음에 오스틴 장관과 다른 미군 고위 관계자에게 설명한 것보다 더 작고 좁은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 미 당국자들의 전언이다. 앞서 이스라엘군의 초기 침공 계획에서 달성할 수 있는 군사 목표가 부족하고 이스라엘군이 지상전을 개시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아 미국 정부 당국자들을 놀라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도 NYT는 하마스와의 인질 협상, 이스라엘 내 정치·군사 지도자들의 이견 등을 지상전 진행 방식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았다. 국제사회가 하마스가 억류하고 있는 200여 명 인질들의 안전과 가자지구 민간인들을 우려해 인도주의적 일시 휴전을 요구하는 상황을 고려해 이스라엘이 당초 예상됐던 대대적인 지상군 투입과 전면전에 실제로 아직 나서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군 사령관 등 전·현직 미 국방부 관계자들은 이스라엘이 먼저 소규모 정찰 부대를 가자지구로 들여보내 하마스 조직원들의 취약점을 찾아내는 등 단계적인 작전을 펼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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