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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 정부가 해외 화석연료 프로젝트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는 방안이 다시금 논의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현지시간) 익명의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유럽연합(EU)과 영국이 내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공개 회의에서 회원국들에 해외 화석연료 프로젝트에 대한 보조금 지급 중단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해외에서 유전 및 가스전을 운영하거나 석탄을 채굴하는 각종 프로젝트에 각국 정부의 공공 자금원이 투입되는 것을 막아 기후위기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미국 환경단체 OCI의 니나 푸시치 수출금융 기후 전략가는 "화석연료 프로젝트에 대한 수출신용기관의 대출 및 보증 제공이 중단되는 것만이 국제적인 기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라고 강조했다. OCI에 따르면 OECD 38개국의 수출신용기관이 해외 화석연료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지출한 금액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연간 약 41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청정 에너지에 관한 지원 금액의 5배에 이르는 규모다. 또한 해당 공공 지원금이 흘러들어간 수혜국은 모잠비크를 제외하면 캐나다, 아랍에미리트(UAE), 러시아 등 선진국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화석연료 보조금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은 오래됐다. 2009년부터 주요 20개국(G20)을 중심으로 화석연료 보조금 폐지 논의가 시작됐고, 2년 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 기후정상회의에서 일부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이에 합의했다.
그러나 이 같은 움직임에도 각국의 화석연료 보조금 규모는 급격히 늘어났다. 지난주 발표된 보고서에서 EU 집행위원회는 "역내 국가들의 화석연료 총 보조금 규모가 2021년 560억유로에서 지난해 1220억유로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또한 캐나다 싱크탱크 지속가능 개발 국제연구소(IISD)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G20이 지난해 화석연료 보조금과 개발 투자에 1조4000억달러의 공적 자금을 쏟아부은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2019~2021년 평균치의 2.4배에 달하는 규모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또한 올해 8월 보고서에서 "세계 각국이 화석연료를 소비하는 데 투입한 보조금이 작년 한 해에만 7조달러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OECD에서의 해외 화석연료 프로젝트에 대한 수출신용 관련 논의는 자발적으로 이루어질 전망이다. FT는 "일본, 한국 등 세계 최대 화석연료 금융회사나 다름없고 글래스고 협정을 반대하는 회원국들의 동참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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