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엔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햇빛 아동수당’을 도입해 1인당 연 40만원을 지급하는 등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개발 이익을 주민과 공유하는 지자체는 전국에 신안군과 제주도가 있는데, 주민에게 현금을 주는 곳은 신안군이 유일하다.
신안군은 2024년까지 군민(9월 기준 3만8110명)의 45.2%에 해당하는 1만7236명에게 신재생에너지 배당금 지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장 먼저 태양광 발전 이익을 공유한 안좌도를 비롯해 자라도·지도·사옥도·임자도에선 36차례나 이익을 나눴다. 내년부턴 비금도·증도·신의도 주민 6715명을 대상으로 추가 지급에 들어간다.
군 면적 전체가 섬으로 이뤄진 신안군은 육지와 비교해 신재생에너지 발전 조건이 우월하다. 지도 동양태양광 발전소의 평균 효율은 4시간으로, 전국 평균 3.6시간보다 앞선다. 신안 지역 풍속은 7~7.4㎧로 해상 풍력 발전의 입지로도 최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육지 면적(656㎢)과 바다 면적(1만2646㎢)을 더하면 면적만 서울시의 22배 규모로, 평균 효율이 17%에 이르는 태양광과 28% 수준의 풍력 발전을 지속하면 산유국과 비슷한 신재생에너지 개발 이익이 가능하다는 게 신안군의 설명이다.
군 관계자는 “탁월한 신재생에너지 발전 입지 조건에 기대 기본 소득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며 “지난해 10월엔 ‘신안군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 공유 등에 관한 조례’를 개정해 햇빛 아동수당의 지급 근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햇빛 아동수당은 배당금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신안의 읍·면 중 만 18세 미만 거주민에게 연간 40만원씩 주는 기본 소득이다. 지난 5월 햇빛 아동수당 기념식을 열고 1969명에게 상반기 수당 20만원을 지급했다.
개발 이익 공유는 인구 유입 효과도 불러왔다. 2018년 4만1000명대를 기록한 신안군 인구수는 2019년 4만 명 선이 무너졌다. 2022년 초엔 3만8000명 선까지 줄었지만 햇빛 연금 지급이 시작되면서 인구수는 다시 300명 가까운 증가세를 기록했다. 햇빛 연금을 가장 먼저 지급한 안좌도는 2018년 2900명이던 인구수가 2020년 2700명 대로 주저앉았지만 올해 들어 2900명 선을 회복했다. 지도 역시 2018년 3900명 선이던 인구수가 2022년 3600명대까지 떨어진 뒤 올해 들어 3700명 선으로 올라섰다.
신안군은 그동안 섬 한 곳에 박물관이나 미술관 한 곳을 짓는 ‘1도 1뮤지엄’ 사업에 집중해왔다. 총 26곳을 마련하는데 15곳에 섬 박물관과 미술관을 건립했다. 야나기 유키노리, 올라푸르 엘리아손, 안토니 곰리, 마리오 보타 등 세계적인 예술가가 참여하는 예술 공간도 준비 중이다. 여기에 미래 100년을 내다보기 위해 ‘1섬 1정원’ 사업도 펼쳐나가고 있다. ‘퍼플섬’으로 알려진 반월·박지도는 1섬 1정원 사업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퍼플섬이 해외 언론에 소개돼 명성을 얻자 군은 라벤더와 아스타 등 보라색 꽃을 집중적으로 심어 아예 섬 전체를 보라색으로 도배하다시피 했다.
신안군은 군비만 1695억원을 투입해 33개의 정원에 읍·면별 대표 수종을 심고 있다. “사계절 내내 꽃을 보러 관광객이 모이면 결국 주민의 소득도 늘어난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신안이 가진 햇빛과 바람, 바다는 인구가 증가하는 섬 신안의 에너지원이 될 것”이라며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세계 유일의 섬 신안의 미래 100년을 위해 민선 8기의 모든 역량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안=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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