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부터 '일본판 구글·테슬라 신화' 만들기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에서 창업을 꿈꾸는 외국인이 사업 계획을 인정 받으면 사업소나 출자금 없이도 2년 동안 체제할 수 있도록 비자 제도를 완화한다고 30일 보도했다. 출입국재류관리청이 내년 중 '경영·관리' 비자와 관련한 시행령을 개정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경영·관리 비자를 받으려면 ▲사업소를 확보하고 ▲2명 이상의 상근 직원을 고용 하거나 500만엔 이상의 출자금을 마련하는 등 조건을 만족시켜야 했다.
사업소나 출자금 없이도 기업을 일으킬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 일본에 유학중인 외국인 학생들의 창업이 늘어날 것으로 일본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외국인의 창업이 늘면 해외의 최첨단 기술과 아이디어가 일본에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이 신문은 구글과 테슬라 같이 해외 출신 창업가가 차세대 산업을 탄생시킨 미국이 참고 사례라고 전했다.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 창업자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각각 러시아와 남아공 출신이다.
일본 정부는 2015년부터 도쿄도 등 13개 지역을 특구로 지정해 외국인의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일본에서 기업을 경영하는 외국인 인재에게 주는 경영·관리 비자 소지자는 6월말 현재 3만5000여명으로 2015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여전히 외국인이 창업하기 어려운 나라로 꼽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다국적 기업의 수, 국적 취득 난이도 등 30개 이상의 항목을 분석해 발표한 '창업 매력도 평가'에서 일본은 24개국 가운데 21위였다.
일본에 진출한 미국의 인공지능(AI) 특허검색 서비스 업체 앰플러파이드 AI의 새뮤얼 데이비스 CEO는 "일본은 미국과 유럽에 비해 벤처업계가 성숙하지 않은데다 인재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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