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이 큰 국내 증시서 저평가된 실적주가 주목받고 있다. 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아지면 단기 급락한 만큼 주가 상승의 여지가 있어 저점매수해야한다는 설명이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4배로 집계됐다. 최근 10년(2013년 10월31일~2023년 10월27일) 평균인 0.96배를 밑도는 수치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시가총액 합산액이 자본총계 합산액보다 작아져 증시가 저평가됐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추가 하락할 우려는 여전히 있지만, 단기 하락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매력은 충분해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선행 PBR 0.8배는 코로나19로 증시에 단기 충격이 왔던 2019년을 제외할 경우 최저 수준”이라며 “업황과 실적이 좋은 업종 위주로 주식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실적 전망치가 존재하는 239개 상장사 가운데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상장사는 146개, 이 중에서 최근 1개월 사이 영업이익 전망치가 상향된 기업은 43개에 불과했다.
KT는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최근 1개월 사이 13.6% 상향돼 주요 업체 중에서는 가장 상향 폭이 컸다. 3분기 영업이익은 노조 임금협상, 서비스 구입비 조기 반영 등으로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4분기는 선반영 비용 덕분에 비교적 호조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다.
이어 HD현대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8.6% 오르며 2위에 올랐다. 국제 유가 상승세로 정유사업 부문 실적이 개선되고 있고, 3분기 부진했던 선박 계열사들의 실적도 4분기 회복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됐다.
주요 종목 중 시가총액이 가장 큰 현대차는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6.7% 상향됐다. 실적이 고점을 지났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환율 상승, 고가 차량 판매 확대 등으로 여전히 견조한 실적을 보일 것이란 분석이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자동차는 대기 수요가 많아 경기 둔화 폭이 크지 않다면 견조한 실적이 이어지면서 주가도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미래에셋증권(5.8%), 현대일렉트릭(7.8%), 현대건설(4.8%), 기아(4.6%) 등도 최근 실적 전망치가 상향된 주요 기업으로 꼽혔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