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 브랜드 빅토리아시크릿 창업자 레슬리 웩스너 부부는 하버드에 4200만달러를 기부했다. 이들은 하버드대가 교내 반(反)유대주의를 방치했다며 지원 중단을 선언했다. 화장품 브랜드 에스티로더의 상속자인 로널드 로더는 아이비리그의 또 다른 명문인 펜실베이니아대에 더 이상 기부금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펜실베이니아대 교내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문학 페스티벌에 반유대주의 발언을 한 전력이 있는 연사들이 참여했기 때문이다.
이번 기부금 중단 사태로 아이비리그 대학의 유대인 학생 비중도 주목받고 있다. 대학 입학 컨설팅 회사인 아이비코치에 따르면 하버드대는 전체 학생의 약 10%, 브라운대학은 약 24%가 유대인이다. 코넬대도 21%에 달한다. 미국 내 유대인은 760만 명가량으로 전체 인구의 2.4%에 불과하다. 적은 인구에도 미국 지도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미국 현지에서 유대인을 소수 약자로 보는 시선을 찾긴 쉽지 않다. 반전 이슈를 내세우기보다 자금을 활용해 강압적으로 여론을 움직인다는 이유에서다. ‘리틀 버핏’으로 알려진 헤지펀드계 거물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털 회장은 하버드대에 이스라엘 비난 성명에 서명한 학생들의 명단을 요구했다. 이들을 채용하지 않기 위해서다. 다른 10여 개 기업 경영자들도 마찬가지로 이들에게 취업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유대인 자산가의 강력한 대응에 일부 학생은 팔레스타인 지지를 철회했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 내 유대인의 입장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커진 것도 아니다. 갤럽 여론조사 결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민주당 내 지지율이 이달 들어 11%포인트 급락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갤럽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대해 강력한 지지 의사를 밝힌 여파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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