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패션 브랜드 중심으로의 매장 재편은 MZ세대가 주소비층으로 떠올랐다는 판단에서다.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올 상반기 백화점 업계의 영패션 매출 신장률은 13%로 전체 의류 매장 신장률(7%)을 크게 상회했다. 최근 영패션 카테고리는 국내 브랜드들이 주도하고 있는데, 통상 백화점의 영패션 카테고리 매출은 전체 의류 매출과 같은 흐름을 보인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대와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높아 경기 침체 국면에서 경기 민감도가 높은 소비자들에게 소구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일반적으로 젊은층보다는 자녀 동반 가족 단위의 방문객을 타깃으로 하던 아울렛에서도 브랜드 재편 효과는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신세계 아울렛’ 모바일 앱 멤버십의 20대와 30대 가입자는 지난해 12월 말과 비교해 각각 40%, 30% 늘었다. 다른 연령대(40대 20%, 50대이상 10%)의 증가폭과 비교해 두 배 이상의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멤버십 가입자는 소위 '충성고객' 수를 판단하는 지표로 판단된다.
유통업계가 K패션에 꽂힌 배경에 단순히 MZ세대만 있는 건 아니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과 함께 크게 늘어난 외국인 관광객들이 국내 브랜드들을 찾는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월 더현대 서울에서 외국인 매출 1위를 차지한 패션 매장은 마뗑킴이었다. 이 매장은 지난 7월 한 달 동안에만 12억원의 매출을 올려 영패션 브랜드 중 단일 매장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기존 패션 브랜드 매장의 월평균 매출을 6배 이상 상회하는 수치다.
명품에서 K패션 중심으로의 전환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신세계사이먼 관계자는 “기존 프리미엄 아울렛의 강점은 해외명품 장르였다”며 “최근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MZ세대 등 젊은 소비층에게 많이 사랑받으며 국내 브랜드 중심으로의 재편으로 트렌드와 발맞추는 최고 수준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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