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노조조차도 이번 이사회 진출을 뜻밖의 결과로 받아들이고 있다. 공공기관이 도입한 노동이사제는 직원 투표를 거쳐 임원추천위원회가 지명 인원의 2배수를 올린다. 노동이사 두 명을 지명하는 교통공사는 1~4위 후보를 시에 추천한다. 시장은 네 명 가운데 두 명을 노동이사로 임명한다. 서울시는 보통 노동이사 추천 선거 1~2위를 노동이사로 뽑았다.
지난 8월 17~21일 치러진 노동이사 선거에서 올바른노조의 조 후보는 3위에 올랐다. 1만6753명 가운데 1만4466명이 투표에 참여해 3530표(24.4%)를 얻었다. 1위와 2위는 민주노총 출신의 노 후보와 장기현 후보가 차지했다. 각각 4599표(31.8%)와 3769표(26.1%)를 얻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서울교통공사통합노동조합 소속인 최재형 후보는 2282표로 4위에 그쳤다. 권오익 무소속 후보가 286표(2.0%)로 5위였다.
오 시장은 2위 대신 3위인 조 후보를 선택해 MZ노조에 힘을 실어줬다. 서울시 내부에서도 오 시장의 판단이 파격적이라고 보고 있다. 과거 시장들은 이론상 3~4위도 지명할 수 있었지만 노조 반발을 우려해 1~2위 후보를 뽑았다. 공사 역시 2017년 노동이사제를 시작한 이후 득표 상위 2명을 이사로 임명해왔다.
올바른노조는 조합원이 2000여 명으로 공사노조(약 1만 명)와 통합노조(약 3000명)에 이어 제3 노조다. 다른 노조와 달리 민주노총 한국노총과 같은 상급 단체도 없다.
규모는 작지만 출범 후 단기간에 세를 불려왔다. 올바른노조는 4월 공사 영업본부 근로자대표 선거에서도 양대 노총의 단일 후보를 10%포인트 넘는 차이로 꺾는 이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념 투쟁보다 실질적인 조직 운영에 관심을 갖고 움직인다는 점이 선전 요인으로 분석된다. 조 후보는 현장 직원의 작업복 교체, 교대 근무자의 근무 환경 개선 등 실용적인 공약을 내세웠다. 직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카카오톡 채팅방을 개설해 직원 의견을 듣겠다는 공약을 내세우며 젊은 층을 공략한 점도 득표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이광식/김대훈/최해련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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